[人사이트]박지희 코코지 대표 “화면 없는 넷플릭스 만들겠다”

2025-09-16

“기술과 서비스가 사람들의 일상을 얼마나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그 현장에 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늘 자랑스럽습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를 공동 창업해 한국인의 식문화를 바꿨던 박지희 코코지 대표는 두 번째 창업 무대에서 또 한 번 일상 혁신에 나서고 있다. 요기요 시절 전화 주문을 스마트폰으로 전환시키며 라이프스타일 변화의 한복판에 섰던 그는, 이번에는 아이들의 스크린 중심 생활을 오디오로 전환해 상상력과 몰입을 회복시키겠다는 목표로 '코코지'를 키우고 있다.

코코지는 집 모양의 전용 스피커 '코코지 하우스'와 캐릭터 피규어 '아띠', 모바일 앱을 결합해 아이들이 스스로 오디오 콘텐츠를 고르고 들을 수 있게 설계한 스타트업이다. 지난해까지 시리즈A 라운드를 포함해 약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사업성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워킹맘으로서의 육아 경험도 이번 도전의 바탕이 됐다. 그는 “아이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늘 컸다”며 “전 세계 부모들이 고민하는 '아이들의 스크린 과다 노출'을 해결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단순한 교육용 콘텐츠에 머물지 않고 청각 기반 학습 효과에 주목했다.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하는 과정은 어휘력 확장, 집중력 향상, 정서적 안정까지 돕는 중요한 자극”이라며 “코코지는 음악·동화뿐 아니라 수학, 과학, 영어, 인성 교육 등 다양한 지식과 놀이를 아우르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코코지는 지난해 7월 대만에 진출해 1년 만에 시장에 뿌리를 내렸다. 론칭 직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젝젝'에서 목표 대비 1547%를 달성했고, 온라인 쇼핑몰 '모모'에서는 아동 카테고리 1위를 기록했다. 어린이날·더블11 등 주요 쇼핑 시즌과 키즈 엑스포 등 오프라인 행사에서도 호응을 얻으며 '화면 없는 육아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박 대표는 “대만에서의 성과를 발판 삼아 홍콩·동남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내년에는 세계 최대 오디오 콘텐츠 시장인 미국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키즈 오디오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여성 창업가로서의 여정도 녹록지 않았다. “경영진에서 유일한 여성일 때 긴장된 순간이 많았다”면서도 그는 “아이를 키우며 공감을 배운 경험이 리더십에 녹아들었다. 여성이라는 점이 때론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코코지의 최종 목표는 '화면 없는 넷플릭스'다. 박 대표는 “영상 미디어에서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대명사가 된 것처럼, 오디오 콘텐츠 분야에서는 코코지가 그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담아 글로벌 패밀리 오디오 플랫폼으로 키워내는 것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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