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출시 이후 오픈AI는 인공지능(AI)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그리고 오픈AI 출신의 ‘오픈AI 마피아’들은 투자 업계의 이목을 끌며 새로운 AI 생태계를 그리고 있다.
무슨 일이야
지난해 9월 갑작스럽게 퇴사한 ‘챗GPT의 어머니’ 미라 무라티 전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2월 AI 스타트업 ‘싱킹 머신스 랩’(TML) 설립을 알렸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TML은 최근 90억달러(약 13조 1900억원)의 기업가치로 10억달러(약 1조4600억원)의 자금 조달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리암 페두스 오픈AI 연구 담당 부사장도 지난 18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오픈AI를 떠난다는 소식을 알리며 신소재 AI 스타트업 설립을 예고했다.

생성 AI 클로드 개발사로 이름을 알린 앤스로픽, ‘안전한 초지능 AI’ 개발을 목표로 하는 AI 스타트업 SSI(세이프 수퍼인텔리전스)도 회사를 떠난 오픈AI의 공동창업자들이 각각 2021년, 2024년 설립한 회사들이다. 일리야 수츠케버 공동창업자가 세운 SSI는 아직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수츠케버 개인에 대한 기대만으로 지난해 9월 50억 달러(약 7조 4000억원)를 투자받았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그 6배 규모의 투자를 모집 중이다.
빅픽처는
AI라는 큰 범주 안에 있지만, 이들의 세부 비전은 오픈AI와는 다르다. 오픈AI는 기본적으로 소스코드(코드 등 AI의 개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을 지향한다. 반면 무라티의 TML은 회사 홈페이지에서 “과학은 공유할 때 더 낫다. 과학의 발전은 집단의 노력”이라며 “기술 블로그 포스트, 논문, 코드를 자주 게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개할 모델이 오픈소스라고 못 박은 것은 아니지만, 기술 공개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AI 안전에 대한 시각도 다르다. 최근 영리 법인으로 바뀌면서 안전 보다는 이익 추구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오픈AI와 달리 앤스로픽·SSI는 안전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다. 지난 2023년에도 오픈AI는 안전성과 개발 속도 사이에서의 견해 차이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CEO)가 이사회에서 축출되는 등 내홍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올트먼 CEO에 반기를 들었던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는 지난해 오픈AI를 나와 “안전한 초지능 AI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며 SSI를 설립했다.
또 다른 공동창업자 다리오 아모데이 남매가 설립한 앤스로픽도 ‘헌법적 AI’ 개념을 내세우며 안전성을 강조한다. 헌법적 AI란 AI를 개발할 때 헌법·UN 헌장 등 특정 원칙이나 가치를 학습하고 준수하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LLM(대형언어모델) 위주인 AI 비즈니스의 틈새를 노리는 스타트업들도 있다. AI 검색을 노리는 퍼플렉시티가 대표적이다. 아라빈드 시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도 오픈AI의 연구원 출신이다. ‘차세대 구글’로 불리는 퍼플렉시티는 지난해 말 90억달러(약 12조5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오픈AI와의 시너지를 강조하는 오픈AI 출신도 있다. 신소재 AI 스타트업을 예고한 페두스 전 사장도 엑스(옛 트위터)에 “과학을 위한 AI는 오픈AI ASI(초지능) 달성에 중요한 분야”라고 언급했다.
앞으로는
오픈AI 출신들이 설립한 스타트업들은 제품 출시 전부터 최대 수십조원 단위의 투자를 받으며 벤처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외신에서는 일론 머스크 등 페이팔 출신들이 2000년대 초반 IT 업계에서 활약한 것을 두고 ‘페이팔 마피아’라고 일컫는 것처럼 오픈AI 출신에게 ‘오픈AI 마피아’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