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함께하는 스타트업의 미래] ⑳ 김하욱 링크디앤에스 대표

2025-03-24

【 청년일보 】 바야흐로 인류는 '인공지능(AI) 시대'로 급속히 진입하고 있다.

생성형 AI와 맥락 이해형 AI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AI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보다도 더욱 이른 시기에 일반 시민들의 삶에 녹아들고 있다.

상용화를 앞두고 주요 선진국에서 시험 중인 자율주행 차량부터 변호사 업무 보조까지 AI는 인간이 수행하는 업무 전반에 그 영향력을 과시하며 세를 넓히고 있다.

이 가운데, 단순히 객관적인 인간의 '업무 보조'를 넘어 인간의 '주관적 영역'인 '입맛'으로 AI의 힘을 확장하려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AI 기반 식품 개발사업을 전개하는 링크디앤에스다.

◆ 식품 개발연구원에서 창업자로…경험 살려 '인간의 미각' 도전

감하욱 링크디앤에스 대표는 전(前) 식품개발연구원 출신이다. 그는 식품개발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약 600개 이상의 제품을 만든 경험이 있다.

김 대표는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만든 600개 이상의 제품 중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채 10개가 되지 않는다"며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이게 소비자에게 통하느냐의 문제는 별도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원 시절 여타 브랜드사들이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을 결심했다가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기에, 사실 창업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OpenAI사의 생성형 AI ChatGPT가 등장하는 순간을 목도하며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식품개발연구원으로서 ChatGPT에 식품 공정, 살균 조건 등을 넣어 검색해 보니 어느 순간 해당 AI가 인간으로 치면 신입 대리급의 업무성과를 보여주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과거 AI가 발전하면 3D 노동자 등이 가장 먼저 대체될 것이라는 예상을 많이 했지만, 이를 활용할수록 가장 먼저 대체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어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와 같은 경험과 결심을 기반으로 당시 함께 근무하던 일부 동료들을 설득해 링크디앤에스를 설립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 "B2B부터 소규모 MOQ까지"…세분화된 '맛' 위한 도전

지난 2023년 7월 설립된 링크디앤에스는 중소 브랜드를 위한 분자 미각 기술 기반의 식품개발 보조 AI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김 대표는 식품 시장이 개인화·세분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력 기반의 개발 구조로 인해 상품 개발 시간이 장기간 소요된다는 점에서 AI의 역할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식품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BM)을 구축하는 게 중요한 초기 목표였다"며 "기술 개발과 수익 창출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영업 비즈니스 모델 역시 구현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링크디앤에스의 주요 사업영역이 ▲기업 및 기업 간 거래(B2B) 개발 서비스 ▲소규모 MOQ 생산 서비스 ▲국산 식품 수출 지원 서비스 등으로 구분된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B2B 서비스의 경우 업체 측에서 개발 의뢰를 하면, 해당 의뢰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만들어주거나, 공장 연결까지 진행해 MOQ로 제품 생산까지 연결해 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소규모 MOQ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 프랜차이즈 마진을 얻을 수 있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며 "자사 브랜드 혹은 소규모 브랜드를 론칭하고자 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끝으로 국산 식품을 해외 시장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일례로 미국 대형 유통업체가 한국산 원료를 활용해 맞춤형 제품을 제작하고 싶다는 의뢰가 들어와 이를 위한 소규모 단락의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도 있다"고 떠올렸다.

◆ AI가 레시피 작성…"절반 가격에 동일한 맛 내는 제품 상용화 성공"

링크디앤에스는 이와 같은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독자적인 AI 서비스 '링크(RINK) AI'를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AI의 핵심 기능은 '제로', '고단백' 등 고객이 원하는 키워드에 맞춰 레시피를 작성해 주는 것"이라며 "당도를 표현하는 수치인 Brix(브릭스)를 비롯한 각종 수치를 데이터값으로 치환해 프로그램에 입력하고, 이를 실제 레시피로 표출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링크디앤에스의 핵심 기술"이라고 자부했다.

김 대표는 링크 AI를 활용한 제품의 경우 지속적으로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링크 AI는 특정 제품의 대체 원료를 찾아내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례로 어떤 기업의 케첩 제품의 경우 우크라이나산 당밀이 많이 함유됐는데, 전쟁 발발로 인해 이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며 "이를 대체하기 위해 영양 성분, 원재료 단가, 동일한 맛 등을 조정하고 구현하는 과정에서 무려 9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링크 AI를 활용하면 이와 같은 과정을 보다 빠른 시간 안에 수행할 수 있다"며 "보다 넓게 보자면, 최근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비건 푸드, 단백질 식품 등을 위한 레시피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링크 AI의 성공적 활용사례로 국내 카페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온리테이스트 바닐라 시럽' 상품을 들었다.

링크디앤에스는 자체 기술을 적용해 특정 바닐라 시럽 제품을 목표로, 핵심 원료 데이터를 발굴하는 데 성공했고, 링크 AI를 통해 사람의 경험과 감각으로 감지하기 어려운 향희 조합과 배합률을 최적화 하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탄생한 제품이 바로 온리테이스트 바닐라 시럽이다.

김 대표는 "프랜차이즈 카페와의 경쟁에 어려움을 겪는 한 개인 카페 사장님의 사연을 듣고 상품 개발을 결심하게 됐다"며 "핵심은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도 기존 제품과 동일한 맛을 구현하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링크디앤에스는 기존 프랑스산 제품의 '맛 프로필'을 추출해 매칭 기준(원료·배합률·원산지·가격)을 중심으로 재구성했고, 유통 과정도 축약해 기존 가격 대비 절반 가까이 저렴한 국산 제품 온리테이스트 바닐라 시럽을 성공적으로 시장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과정이 완료되는 데까지는 약 한 달 반의 시간만이 소요됐다.

온리테이스트 바닐라 시럽은 작년 9월 판매를 시작한 이후로 5천개 이상이 판매됐다.

그는 이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이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링크 AI가 과연 현실성 있는 프로그램인지 확인할 수 있었던 최초의 사례"라며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둬 가장 좋은 추억으로 마음에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해당 제품의 새로운 버전을 개발하기 위해 수입 원료 데이터 및 제품 데이터·편의점 판매 데이터를 학습한 대화형 AI를 시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 "AI, 아직 '맛 개념' 이해하지 못해"…"링크 AI, 무한한 가능성 내포"

김 대표는 AI가 맛에 대해 수치적인 데이터로 표현할 수 있을 뿐, 인간의 '맛의 개념'에 대해 이해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수치화된 맛 데이터를 키워드화하는 작업을 TIPS 과제를 통해 병행하고 있다"며 "인간의 자연어를 통한 요구 사항도 데이터로 변환해 손쉽고 성공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AI를 완성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를 들어 최근 부상하고 있는 대체 커피 원료를 개발하기 위해 앞서 언급한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현재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커피 대체 원료는 호박씨"라고 귀띔했다.

김 대표는 현재 링크디앤에스가 분쇄 형태의 대체 원두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곧 동결 건조를 통한 커피 추출물 제작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기술의 발전이 더욱 진전될 경우 영화에서나 엿볼 수 있는 장면을 현실에서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대표는 "가까운 시일 내에 링크 AI가 발전할 경우, 커피 섭취 시 배출되는 칼슘과 칼륨을 보충할 수 있는 보충 재료를 커피 본연의 맛에 대한 변화 없이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커피 외에도 무궁무진한 레시피와 재료를 활용해 사용자의 요구에 맞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링크디앤에스가 이와 같은 수준 높은 기술을 기반으로 수익 창출에도 성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24년 모 업체와 2억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다"며 "식품 특성상 일회성 생산이 아닌 지속 생산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현시점에도 각종 분야의 유통·식품업체들의 다양한 의뢰를 수주해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국내 유통을 위한 상품은 물론 미국·중국 등 수출을 위한 상품 역시 포함돼 있다.

◆ "'이너뷰티' 집중 양성"…"3개월 단위 목표로 점진적 성공 이룰 것"

김 대표는 자사가 '3개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가 3개월 이후 문을 닫을 수 있다는 비상한 각오로 3개월 단위로 시간을 분할해 목표를 성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현재 ▲이너뷰티 전자약 개발 ▲개발 프로그램을 이용한 완제품 공급 및 라이센스 구독 BM 구축 ▲자사 브랜드 신제품 출시 등을 세부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SNS에서 '먹는 화장품'으로 소문이 난 자사의 이너뷰티 제품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또한 각 업체들의 사정에 맞춰 AI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라이센스 구독비용을 받는 BM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여기에 농산물·석유화학물질에서 대체 원료를 발굴해 이에 대한 특허를 확보, 이를 수익화하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제품 정체성 보호를 위한 향미 관리 시스템도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향미는 식품의 기능성을 부여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특히 음료 제품에서 맛은 향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며 "제품의 고유한 향미를 유지하는 것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호하고, 공장 변경 등에도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료 등 원료의 직접 공급을 통해 향미 변화를 방지하고, 제품의 독창성을 유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국내 소비 침체 속에서도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먼저 영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기존의 대용량 생산이 아닌 맞춤형 제품을 선보이고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자사의 핵심 제품인 이너뷰티 역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활용해 보다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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