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3700만원어치’ 포켓몬 카드 세트 도난···수집 가치 급등에 범죄도 급증

2025-07-14

수집가들 사이에서 인기 품목으로 자리 잡아

2022년엔 피카츄 카드 72억원에 팔리기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10만달러(약 1억3700만원)가 넘는 희귀 포켓몬 카드와 빈티지 포켓몬 카드 박스 세트가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레이딩 카드와 수집품을 판매하는 윌리엄 길모어는 자신이 잃어버린 포켓몬 카드 사진과 매장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도난 사실을 알렸다.

영상을 보면 마스크를 쓴 도둑은 지난 8일 오전 2시30분쯤 망치로 상점 문을 부수고 침입한 뒤 곧장 진열장으로 달려가 포켓몬 카드 등을 가방에 넣은 채 빠져나갔다. 그가 상점에 머무른 시간은 30초 정도였다.

도둑이 가져간 물품에는 ‘그림자 없는 리자몽’ 카드 초판과 ‘그림자 없는 거북왕’ 카드 초판 등이 포함돼 있다. 리자몽과 거북왕은 포켓몬의 대표 캐릭터인 파이리와 꼬부기의 최종진화형 캐릭터들이다. 두 카드는 카드 그레이딩 업체인 BGS로부터 7.5~8.5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 그레이딩은 등급을 매겨 카드 소장가치를 공인받는 것으로, 10점이 가장 높은 점수다. 카드가 희귀할수록, 미개봉 상태일수록 소장가치가 커진다.

길모어는 도난당한 카드와 빈티지 카드 박스 세트의 가치가 10만달러에서 11만3000달러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1999~2000년부터 미개봉 상태로 보관해 온 카드가 그 안에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고 말했다.

1997년 첫 시리즈가 방영된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은 30년 가까이 사랑받아왔지만, 포켓몬 카드가 전 세계 수집가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거래 품목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헤리티지 옥션의 조 마달레나 부사장은 포켓몬 카드에 관한 관심이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봉쇄 이후부터라면서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고, 이들 중 많은 사람이 어릴 때 포켓몬을 하며 자랐기 때문에 다시 포켓몬 카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라고 호주 SBS방송에 말했다.

2022년 6월 헤리티지 옥션 경매에서는 희귀 포켓몬 피카츄 카드가 130만달러에 판매되기도 했다. 유명 유튜버 로건 폴은 완벽한 컨디션의 피카츄 일러스트레이터 카드를 무려 520만달러(71억7000만원)라는 기록적인 가격에 구매하기도 했다.

금융콘텐츠 제작자인 라비 샤르마는 SBS에 “유튜버들의 포켓몬 카드 수집 영상을 본 후 나도 진지하게 수집하기 시작했다”면서 “어릴 땐 엄마가 3달러짜리 카드 한 벌을 사줬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어릴 때 사지 못했던 카드를 마음껏 찾아다닐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희귀 포켓몬 카드의 수집 가치가 급등하면서 이와 관련된 범죄도 세계 곳곳에서 증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호주 SBS 방송은 멜버른의 수집품 카드 매장에 침입해 5만달러 상당의 포켓몬 카드를 훔친 혐의로 4명의 남성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에는 뉴사우스웨일스에서 자신이 수집한 8000달러 상당의 희귀 포켓몬 카드를 판매하려던 38세 남성이 폭행을 당하고 카드를 빼앗겼다.

지난 5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게임스톱 매장에서 인기가 높은 포켓몬 트레이딩 카드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팬들 사이에서 난투극을 벌인 두 남성이 체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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