苟患失之, 無所不至矣(구환실지, 무소부지의)

2025-11-05

‘막돼먹다’라는 말이 있다. ‘막되다’의 속어로서 언행이 거칠어서 못 할 짓이 없는 지경에 이름을 일컫는 말이다. 공자는 “얻기 전에는 얻기 위해 애쓰느라 근심하고 얻은 후에는 잃을까 봐 걱정하는데, 잃을 것을 걱정하다 보면 못 할 짓이 없는 지경에 이른다”며 막돼먹은 상황을 맞이하지 않도록 하라고 일렀다.

돈을 벌고 권력을 잡으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얻은 것에 집착하여 잃을까 봐 막된 생각을 하는 지경에 이르면 오히려 행복을 팔아서 돈과 권력을 산 불행한 꼴이 된다. 발악이 시작된다. 내뱉는 말마다 논리가 안 맞는 억지와, 언행의 전과 후가 다른 모순을 범한다. 모든 것을 남 탓으로 돌리며 오로지 자기가 가진 것을 잃지 않기 위해 악다구니를 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런 악다구니를 쓰는 사람들이 많다. 거리에서, 법정에서, 심지어는 국회에서도 이런 악다구니가 횡행하고 있다. 집착을 놓아야 하리라. ‘이러다가는 다 잃게 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청운의 꿈을 안고 맑은 마음으로 공부하던 시절, 첫 아이를 안고서 아기의 맑은 눈을 바라보며 행복해하던 착했던 시절로 돌아가 막돼먹은 영혼을 치유해야 한다. 집착할수록 잃고, 놓을수록 얻는 게 인생이다. 집착과 집념은 잘 분간해야 할 것이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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