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항상 당하기만 하지

2025-11-05

이원후 심리상담사/칼럼니스트/논설위원

한 30대 남성이 상담실을 찾아와 학교, 직장, 친구 혹은 어떤 모임에 가도 사람들이 항상 저를 만만하게 보고 함부로 대하는 것 같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지혜를 요청했다. 이에 필자가 여러 상담을 거치면서 발견한 인간관계 고민 해결에 대한 노하우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자기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은 타인에게도 역시 하찮은 취급을 받는다. 이 문장만 이해해도 모든 불합리한 인간관계의 기본적인 틀을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여러분이 타인에게 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격해도 되는 우스운 존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 언제든 공격당해도 되는 우스운 사람으로 보이고 있는지에 대한 간단한 테스트를 먼저 해보자. 첫째, 잘못한 것도 없는데 사과를 지나치게 많이 한다. 둘째, 매사에 말끝을 흐리고 우물쭈물 작게 말한다. 셋째, 지나치게 상대방의 비위를 맞춰주는 편이다. 넷째, 자기의 생각과 의견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을 어려워하고 심지어 두려워하는 편이다. 다섯째, 부당한 일을 당해도 그냥 웃음으로 무마하는 편이다. 이 다섯 가지 중 세 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상대방에게 우습게 보이고 공격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설령 모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되돌리기 늦었다며 낙담하지는 말자. 절대 늦지 않았다. 이를 고치기 위해 거창한 기술이나 말주변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스스로를 바꿔보자. 

여러분이 누군가로부터 공격받는 상황에 처한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그 사람과 잘 지내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그의 비위를 맞추거나 눈치를 보지 말라. 세상에는 우리가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스스로를 보호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만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때가 있다. 가장 핵심은 내가 무시당하거나 공격당해도 되는 약한 존재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여러분의 성격과 본래 성향을 억지로 바꾸려 노력할 필요는 없다. 바꾸어야 할 단 한 가지는 바로 마음가짐이다. 나는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명심해라.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무례하게 구는 사람은 나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아닐뿐더러 가깝게 지내서 좋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때로는 그러한 사람에게 단호한 태도로 본인이 결코 약한 사람이 아님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또한 부탁을 거절한다는 것은 상대와의 관계를 나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존중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부당한 부탁이나 곤란한 요청을 받았을 때 정중하고도 깔끔하게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적절한 거절은 자신을 지키는 방법 중 하나다.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향했던 친절함의 에너지를 자신에게 돌려보자. 가장 중요한 건 나의 감정이다. 이를 우선적으로 한 다음 남을 도와주자. 부탁을 들어주더라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사정과 상대에 대한 친절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단호한 태도로 자신 그리고 타인과 솔직하게 소통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것에 영향을 받아 휘둘리는지 자신의 취약점을 인지하면서 자기 자신을 지키는 건강한 관계를 형성해보자. 그렇게 함으로써 타인으로부터 휘둘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더 강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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