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실업급여 적립금 고갈 막으려면 고용보험료율 산정 체계 개선해야"

2025-11-13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감사원이 과거 코로나19 사태 당시 구직급여 지출증가율이 급증했던 것처럼 어느 한 시점에 경제위기가 도래한다면 실업급여 적립금이 8개월만에 고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감사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고용보험료율 조정체계 개선, 구직급여 하한액 산정방식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13일 감사원이 발표한 ‘고용보험기금 재정관리 실태’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실업급여 잔고는 3조5000억원인데 이중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린 7조7000억원(차입금)을 빼면 4조2000억원 적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감사원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고용보험료율 조정체계 및 고용보험기금 준비금 적립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측은 “우리나라는 정태적·고정적 조정방식으로 보험료율이 제때 조정되지 않아 적립금 규모를 법정기준에 미달한 채로 장기간 운영하는 문제가 있기에 적립금이 법정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고용보험위원회에서 의무적으로 보험료율 조정을 검토하도록 하는 등 탄력적 요율 조정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법정 적립금은 당해 연도 지출액에 적립금 배수를 곱해 산정하므로 당해 연도의 지출액이 적은 호황기에는 적립금이 오히려 적게 적립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다 지출이 많은 불황기에 대비한 지급능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등 적립금 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며 “미국 등 선진국과 같이 역대 불황기 최대 지출액을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호황기에 더 많이 적립할 수 있는 준비율 배수 등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감사원은 불합리하게 설정된 구직급여 하한액 산정 방식도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1998년 저소득 실직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최저임금일액의 70%로 구직급여 하한액을 설정한 이후 2000년 최저임금일액의 90%로 인상한 바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의 급상승(2000년 1만2800원→2024년 7만8880원)으로 하한액 수준이 과도하게 높아지자 2019년 최저임금일액의 80%로 인하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감사원이 재정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하한액 수급자는 전체 수급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급기간 중 재취업률(2023년 25.8%)이 낮고 소정 급여일수 사용률(2023년 91.4%)은 높았다.

아울러 반복적 수급(반복수급자 2018년 86,000명→2023년 110,000명)을 유발할 뿐 아니라 고용보험기금 재정에도 상당한 부담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지난 2001년 모성보호급여를 고용보험기금 실업급여계정에 도입한 뒤로 매년 해당 급여가 급증하면서 향후 재정악화 방지를 위한 재원 마련에 나서야 한다도 지적도 제기됐다.

감사원측은 “모성보호급여 지출액은 도입 이후 연평균 34.6% 증가했고 2025년에는 저출생대책 등에 따라 예산이 2024년(2.5조 원, 실업급여의 21%) 대비 61.1%나 증가한 4조원에 달해 실업급여계정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이에 반해 일반회계 전입금 규모는 2025년에 2024년(4000억원) 대비 1500억원만 증가한 5500억원으로 모성보호급여 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0%에서 13.7%로 오히려 하락했다”고 문제삼았다.

그러면서 “이번 감사 과정에서 정부가 일반회계 전입금을 어느 수준으로 부담해야 하는지 정부의 적정 분담률을 추산해본 결과 2024년까지는 모성보호급여의 30% 정도가 적정 수준이었고 모성보호급여 지출이 급증하는 2025년 이후에는 50% 이상을 분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감사원은 ▲건설업 가입 누락자 관리 강화 및 고용보험료 부과·징수 및 가입체계 개편 ▲불합리한 상시 근로자 수 기준의 고안·직능사업 보험료율 적용기준 개선 ▲체계적·효과적 부정수급 조사를 위한 내·외부 자료 적극 활용 ▲효과성 논란이 있는 조기재취업수당 지급기준 등 개선 ▲피보험 단위기간 등 구직급여 수급요건 심사 강화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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