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반전의 시간··· 재무·체질개선 '드라이브'

2025-11-05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승부수에서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던 한온시스템이 반전의 시간을 맞았다. 드디어 하반기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실적·재무구조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온시스템은 순이익 553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분기 순이익은 2024년 1분기 이후 6분기 만이다. 같은 기간 매출 2조7057억원, 영업이익 9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2%, 1.7% 증가한 수치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하더라도 영업이익이 48.2%, 순이익은 466.4% 늘어날 정도로 수익성 회복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실적 개선 배경으로 ▲효율적인 원가 관리 ▲우호적인 환율 영향 ▲고객사와의 협력 관계 강화 등을 꼽으면서 "전사적인 원가 개선과 운영 효율화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지부진하던 수익성 개선···3분기 흑자로 성과 '가시화'

한온시스템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고 올해 1월 한국앤컴퍼니그룹의 품에 안겼다.

하지만 조현범 회장의 주도로 성사시킨 이번 빅딜이 '득인지, 독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던 것도 사실이다. 미래 하이테크놀로지 기업이라는 비전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수익성이 하락세를 타는 상황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실제로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업황 부진과 수년간 누적된 차입금, 급증한 이자 비용이 발목을 잡으면서 체질 개선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결국 조 회장도 칼을 빼들었다. 그는 최측근인 이수일 부회장을 한온시스템 대표이사 자리에 앉히고 "한온시스템의 과거 오류, 잘못된 관행을 정확히 분석, 개선해 향후 3년간 어떻게 혁신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당장 지금부터 모든 구성원이 절박한 심정으로 프로액티브(Proactive)하고 적극적인 혁신을 실행하자"고 주문했다. 그만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년 내 한온시스템을 정상화하겠다는 조 회장의 구상은 이번 하반기 실적 반등으로 조금씩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한 비용 효율화 효과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한동안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부진했던 글로벌 전기차 시장도 회복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은 지속적인 원가 개선 노력과 함께 완성차 판매 전략의 변화에 폭넓게 대응할 수 있는 만큼, 중장기 실적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장인 이수일 부회장도 지난달 처음으로 9000만원 상당의 한온시스템 자사주 3만 주 매입으로 중장기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 부회장과 함께 신규 선임됐던 박정호 한온시스템 HMG·아태사업본부장 사장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자사주 2만 주를 처음 매입했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이번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자 미래 비전에 대한 경영진의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9000억' 유상증자 추진···추가 부채상환 기대감도

실적 개선의 신호탄을 쏜 한온시스템은 '9000억원'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재무구조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온시스템의 부채는 7조4268억원, 자본 2조887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56%에 달한다. 통상 제조업에서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간주된다.

지난해 기준 이자 비용으로만 2648억 원을 지불했다. 올해도 1분기 594억 원, 2분기 579억 원 등 상반기에만 1173억 원을 이자 비용으로 냈다.

부채 압박에 시달리는 한온시스템은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현금 9000억원 중 8000억원을 부채 상환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부채비율은 180% 수준으로 낮아지고, 이자비용도 연간 400억원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실적 상승세에 따른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이 커지면서 추가 부채 상환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만약 유상증자를 통해 1조원 이상 조달에 성공할 경우 연간 2100억원의 현 순이자비용 구조가 내년부턴 1600억 원 수준으로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간 순이익 조기 흑자전환 기대감으로 주가 역시 우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최종 유상증자 발행가액 상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부채 추가 상환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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