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경비원이 변호사 됐다…10년의 끈기가 만든 '인생역전'

2025-03-21

“제 인생 최고의 순간을 낭비하지 않았던 덕입니다.”

대학교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한 남성이 10년 만에 변호사가 돼 자신의 꿈을 이뤄낸 사연이 화제다.

중국 베이징대학교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난 10년 동안 이 학교에서 근무하던 경비원 류정(劉政)이 한 로펌에 취직했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베이징대 법학대학 야간 건물 관리자로 일하며 변호사의 꿈을 키웠고 변호사 시험 도전 6번 만에 합격 도장을 받았다.

그의 도전은 2016년 시작했다. 여느 날처럼 오후 5시에 출근해 자정까지 건물 방문객을 접수하고 순찰을 하다가 변호사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안정적으로 고정된 근무시간 덕에 공부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류정의 사연을 접한 베이징대 교수와 학생들의 지지도 받았다. 교수들은 수업을 청강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학생들도 책을 선물하면서 응원했다. 그는 아침 8시부터 법학 강의를 듣고 매일 5~6시간 자습을 한 뒤 오후 5시 출근하는 생활을 이어왔다. 그야말로 ‘주독야경(晝讀夜耕)’의 반복이었다. 주말엔 인근에 있는 런민대학교에서 석사 과정까지 밟았다.

6년이나 이어진 수험 생활은 스스로를 지치게 했다. 특히 자신보다 늦게 시험 준비를 시작한 사람들이 먼저 변호사 자격에 합격했을 땐 큰 좌절감도 경험했다. 객관식인 1차 시험에서 고작 1점 차이로 낙방하기도 했다. 2차 시험에서도 두 번 연속 쓴맛을 봤다. 그는 “다른 사람들은 되는데, 나는 왜 안 되는 것인가”라고 스스로 되물었다.

류정은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할 뿐이다”라는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을 가슴에 새겼다. 자신을 믿고 응원해준 사람들을 위해서도 마음을 다잡았다. 법학대학 장솽건(張雙根) 교수가 선물한 법률책에 적힌 “자신감과우아함을 동시에 갖춘 변호사가 되길 바란다”는 문구를 보며 주먹을 쥐었다.

6수 만인 지난 2021년 1차 객관식 214점, 2차 주관식 110점으로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꿈에 그리던 변호사 자격을 얻은 류정은 여전히 베이징대에 머물렀다. 그를 찾아주는 로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곤 마침내 올해 초 베이징 한 로펌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내 사연이 널리 알려진 덕”이라며 자신을 추천해준 교수들에 공을 돌렸다. 그는 이어 “베이징대에서 근무하는 동안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다”며 “20대부터 30대에 이르기까지 나의 청춘 가장 좋은 시절을 베이징대에서 보냈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류정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시지프스(반역죄로 인해 영원히 바위를 산 위로 굴리며 사는 운명을 지니게 된 그리스 신화 속 인물)를 떠올렸다. “투쟁의 고통은 자신을 더욱 충만하게 만든다”는 류정은 자신을 “더 높은 곳으로 향하는 행복한 시지프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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