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호식 기자ㅣ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적대적M&A(인수·합병)가 외국인투자 조항에 저촉된다는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과거 MBK파트너스가 추진했던 다른 기업 M&A에서도 외국인 규제 이슈로 제동이 걸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K파트너스는 올해 중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철회했습니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 회장을 포함해 대표업무집행자와 주요 주주, 창업자 등이 모두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인허가 주체인 국토교통부 등이 컨소시엄 합류에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항공업은 국가기간산업으로 현행법상 외국인에 대한 사업 인가를 철저히 규제합니다.
IB업계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LCC) 에어프레미아는 당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 참여를 염두에 두고 컨소시엄을 구성했습니다. 당시 MBK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스페셜시튜에이션스(SS) 2호 펀드를 비롯해 메리츠증권, 룩셈부르크 화물항공사 카고룩스(Cargolux) 등을 컨소시엄으로 하는 인수의향서(LOI)가 매각주관사 UBS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에어프레미아가 국토부와 여러차례 소통하면서 자금조달 방안, 주주 구성 등을 협의했으나 국토부가 외국인의 사업 진입을 우려했다는 후문입니다. 외항사 카고룩스를 시작으로 MBK파트너스도 인수 컨소시엄 참여를 포기한 배경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항공사업법 제54조에 따르면 ‘외국인이 법인등기사항 증명서상 대표자이거나 외국인이 법인등기사항증명서상 임원수의 2분의 1이상을 차지하는 법인’에 해당하는 자는 국토교통부 허가를 받아야 여객이나 화물운송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MBK파트너스는 내부 의사결정구조상 비토권(거부권) 등 강한 권한을 가진 외국 국적의 김병주 회장이 17%, 해외 투자자인 다이얼캐피털은 16.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세부구성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우리사주조합도 상당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주식회사 대표이사에 해당하는 대표업무집행자 두명중 한명인 부재훈 부회장도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재훈 부회장은 2005년 MBK파트너스 설립 시점부터 함께한 인물이고 당시 MBK파트너스 SS 2호 펀드 대표도 겸하고 있었습니다.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 역시 국가첨단전략산업법과 산업기술보호법상 '외국인 투자 조항 저촉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이 니켈 관련 이차전지 소재기술 등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을 보유한 기업이기 때문에 국가첨단전략산업법과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외국인이 인수를 시도할 경우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법조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의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전 참여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것은 정부가 외국인의 국가기간산업 인수 시도를 막은 구체적인 사례"라며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도 역시 관계당국의 유권해석이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