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애도”

2024-12-30

해외 체류 중 참사 소식 듣자마자 연락해

“신년음악회 때 희생자 애도하자” 제안

얍 판 츠베덴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이 승객과 승무원 179명이 숨진 제주항공 대참사와 관련해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시하고 서울시향 신년음악회에서도 애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30일 서울시향 측에 따르면, 해외에 체류 중인 츠베덴 감독은 전날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서울시향에 연락했다. 큰 슬픔과 안타까움을 내비친 그는 “신년음악회 때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음악도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서울시향은 새달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신년음악회를 개최한다. 한참 전에 확정된 이번 공연 프로그램은 희망찬 새해에 어울리도록 짜였다. 화사하고 생동감 넘치는 멘델스존 교향곡 4번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시벨리우스의 명곡인 바이올린 협주곡(협연자 김서현),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과 걸작 왈츠곡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를 연주한다.

이와 관련, 츠베덴 감독은 일부 프로그램을 변경해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곡을 신년음악회에서 들려주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향은 내부 논의를 거쳐 이미 확정된 프로그램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관객들과 함께 희생자들을 기리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츠베덴 감독이 참사 소식을 듣자마자 연락이 와 그런 제안을 해준 것에 놀랐다”며 ”희생자를 위해 묵념하고 추모곡을 연주하는 등 여러 방안이 검토될 것 같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출신 세계적 거장으로 뉴욕 필하모닉을 거쳐 올해 5년 임기의 서울시향 음악감독에 취임한 츠베덴 감독은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1월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행을 택한 것은 미국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스승이었던 강효 교수에 대한 존경과 재능있는 한국 음악인들의 역할이 컸다”고 말하기도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전 대한민국 축가대표팀 감독이 서울시향 홍보대사를 맡는 데도 기여했다. 히딩크 전 감독은 지난 4월 위촉식에서 “제 친구 얍 판 츠베덴이 서울시향을 이끌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며 서울시향 홍보대사직을 수락했다.

같은 나라 출신으로 인연이 오래된 둘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을 지원하는 ‘파파게노 재단’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츠베덴 감독이 부인과 함께 1997년에 설립한 이 재단은 네덜란드 내 전문 음악 치료사를 연결해 재택 음악치료를 제공하는 등 여러 활동을 한다. 파파게노 하우스를 개소해 연구 센터를 두고 자폐 조기 진단·치료·음악 치료의 효과 분석을 하는 등 사회적 책임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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