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發 '동남아 포비아' 확산…식품·프랜차이즈 업계 동남아 진출 제동 우려

2025-10-20

[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캄보디아 사태가 주변국인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캄보디아 사태로 현지 진출 기업들에게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은 동남아에서 현지 생산을 가동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와 편의점 역시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식품업계에 동남아시아 시장은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 못지않게 중요한 시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의뢰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수출액 10위권 국가에 베트남(4위, 3억 6000만 달러), 필리핀(5위, 2억 7000만 달러)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특히 캄보디아는 동남아 신흥국 중 국내 기업이 주요 진출국으로 꼽는 곳이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젊은 노동력, 저렴한 인건비 등의 장점 때문이다.

현재 캄보디아에 진출한 업체들은 SPC파리바게뜨, CJ푸드빌 뚜레쥬르 등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비롯해 신세계그룹 계열 편의점 이마트24 등이 있다.

해당 기업들의 경우 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 및 가맹사업 운영권을 제공해 현지 인력으로 운영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MF) 방식으로 진출해 있다.

메가커피는 최근 캄보디아 진출을 확정했고, 매장 개점을 내년으로 예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디야커피 또한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 진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디야 측은 "동남아 시장 전체를 단계적으로 검토하며 진출을 모색하고 있었고, 현재 캄보디아는 구체적인 투자나 사업 진행이 이루어진 단계는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진출 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이나 변동 사항은 없으며, 전체적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캄보디아 진출을 검토하거나 계획을 밝힌 프랜차이즈들의 전략이 대폭 수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캄보디아는 한류 확산과 중산층 성장으로 외식 시장의 잠재력이 높아 여러 브랜드가 진출을 모색해왔지만, 최근 상황 변화로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치안 불안은 기업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물류, 유통, 인력 운영 등 다양한 부문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현지 안정성은 중요한 고려 요소"라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일부 기업의 진출 일정이나 우선순위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된다"라며 "지속적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현지 진출 전략의 재정비 단계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는 일부 기업들의 현지 진출 속도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 특히 정치적 불안, 국경 분쟁에 따른 물류 지연, 규제 변화 가능성 등은 기업 입장에서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라며 "실제로 식품기업들은 진출 초기 단계에서 인허가, 공급망 안정성, 현지 파트너 확보가 중요한데, 이런 불확실성이 커지면 일정이 지연되거나 전략을 재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동남아 시장 자체의 성장성과 매력도는 여전히 높다. 기업들이 캄보디아만을 단독 거점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과 함께 포트폴리오 전략을 짜고 있기 때문에, 진출 자체가 중단되기보다는 리스크를 분산해 속도를 조절하는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결국 관건은 기업들이 현지 규제 환경 모니터링, 공급망 다변화, 파트너십 신뢰성 확보 등을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진출 전략의 재정비 단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영향 제한적, 다만 보안·정치 리스크 관리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에 직접 생산 기반을 두지 않은 기업은 진출 속도를 유지하나, 현지 기반 확충 계획은 잠정 유보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식품 기업들의 주요 성장 거점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으로 이동 중이며, 캄보디아는 상대적 후순위로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결론적으로, 이번 사태가 한국 식품기업의 동남아 진출 전체를 흔들 수준은 아니지만, 캄보디아를 직접적 거점으로 삼는 전략은 리스크 재평가 국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yuniy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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