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드라마 잇따라 화제다. ‘중년판 미생’으로 불리며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하 ‘김부장이야기’), IMF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한 ‘태풍상사(tvN)’ 등이다. 백마 탄 왕자, 재벌가 금수저가 아니라 흔한 회사원이 주인공인 덕에 극의 배경도 을지로 골목, 재래시장, 부둣가 포차 등 일상적인 공간이 주를 이룬다. ‘김부장이야기’와 ‘태풍상사’ 속 인상적인 장소들을 짚어봤다.
김부장 단골 회식집은?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 석권에, 원작 소설과 웹툰의 역주행 열풍까지 ‘김부장이야기’가 연일 화제다. 드라마는 서울 아파트, 명문대생 아들, 명품 가방까지 남부러울 것 없는 조건을 갖춘 통신사 대기업 부장 김낙수(류승룡)가 회사에서 잘린 뒤 인생 최대 위기를 겪는 과정을 그린다. 사내 정치와 승진 경쟁, 구조조정, 희망퇴직 등 K직장인의 애환을 건드리는 소재가 매회 이어진다.
낙수가 오가는 서울 풍경도 낯설지 않다. 청담대교·반포대교·테헤란로·잠실철교를 오르내리는 출퇴근 장면은 서울에 직장을 둔 월급쟁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일상처럼 느낄 법하다. 퇴직 후에는 잠수교를 따라 배달을 뛰는 장면도 나온다. ACT 그룹의 본사로 등장하는 으리으리한 마천루는 역삼동의 랜드마크인 ‘센터필드’다.
김부장네 영업 1팀이 회식 때마다 찾던 단골 야장은 을지로4가 뒷골목에서 촬영했다. 을지로 일대 먹자골목은 최근 몇 년 사이 야장·노상 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MZ세대 비중이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더해지며 골목이 한층 더 붐비고 있다.


지방 공장으로 좌천된 김부장이 은퇴한 회사 임원을 찾아 산에 오르는 장면은 경기도 남양주 불암산 애기봉에서 찍었다. 드라마에서는 온몸이 흠뻑 젖을 만큼 고된 등산 코스로 묘사되지만, 실제 애기봉은 해발 204m의 야트막한 봉우리다. 불암사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오르면 10여 분 만에 정상에 닿는다. 남양주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막힘없는 전망과 쉬운 코스 덕에 초보 등산객과 어린 자녀를 둔 가족 나들이객에게 인기다.
서울·부산 찍고 방콕까지

1997년 IMF 외환위기 배경의 ‘태풍상사’. 하루아침에 무역 회사를 떠맡게 된 ‘압구정 날라리’ 강태풍(이준호)이 역경을 헤쳐 나가는 이야기다. 무역 전선에서 발에 땀 나게 뛰어다니던 그 시절 상사맨들이 주역으로 등장하는 만큼, 공간을 눈여겨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종로 동묘시장, 신설동종합시장, 동두천 큰시장, 동대문 창신시장 등 익숙한 재래시장이 수시로 화면에 잡힌다.
주인공 강태풍과 오미선(김민하)이 제품 발굴을 위해 부산 부둣가를 동분서주하는 장면에서는 부산 송정항 방파제, 송도해수욕장, 감천항 수산시장 등이 무대가 됐다. 태풍 일행이 즐겨 찾던 포장마차 풍경은 송도 해변 포차에서 촬영했다. 부산 명물이었던 해운대와 미포 방파제의 포장마자촌은 이제 사라졌지만, 송도 해변 포차는 지금도 건재하다.

헬멧 수출을 위해 떠난 태국 출장 장면은 대부분 방콕에서 촬영했다. ‘방콕의 한강’으로 불리는 짜오프라야강, 방콕 차이나타운, 특급호텔 페닌슐라 방콕 등 유명 관광지가 대거 등장한다. 헬멧 판매를 위해 찾았던 수상시장은 방콕 외곽의 담넌사두억수상시장이다. 이곳은 우리네 남대문시장처럼 전통시장인 동시에 대표 관광지로 통하는 곳이다. 수상가옥이 늘어선 미로 같은 운하를 나룻배를 타고 둘러볼 수 있어 전 세계 관광객이 몰린다. 관광용 나룻배와 길거리 음식, 기념품 등을 싣고 다니는 쪽배가 좁은 물길 위에서 뒤엉켜 장관을 이룬다. 극 중에서도 물길을 바라보며 태풍과 미선이 쌀국수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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