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용 OLED 시장 개화? 불확실성 있다"
8세대 생산 효율성 높지만 기술 장벽 커
6세대로 시장 대응...수익성 개선이 우선
삼성·중국은 투자 늘리며 미래 시장 대비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IT용 8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시장 수요가 아직까지 불투명해 지금 생산하고 있는 6세대 OLED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실적 회복이 최우선 과제인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 추가 투자는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중국기업이 한국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LG디스플레이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예년 수준의 투자를 이어간다. 올해 투자 규모는 2조원대 초중반으로, 지난해 투자 비용(2조2000억원)과 큰 차이는 없을 전망이다. 다만 IT용 8세대 OLED 투자 계획은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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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대 OLED는 기존 6세대 OLED보다 IT 기기용 패널 생산에 더욱 유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더 큰 기판에서 한 번에 더 많은 패널을 생산할 수 있어 생산 효율이 높아지고, 원가 절감 효과 크다. 삼성전자나 애플에서 아직까지 8세대 OLED를 사용하겠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서 OLED 채택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디스플레이업계는 OLED 패널의 생산 효율을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아직까지 8세대 OLED를 생산하기 위한 기술이 고도화되지 않았다는 점은 진입 장벽으로 꼽힌다. 8세대 OLED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려면 기술적 완성도와 시장 수요가 맞물려야 실제 양산 시점이 결정될 것이란 이야기다. LG디스플레이는 당장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실적발표(컨퍼런스콜)에서 "IT용 8세대 OLED는 수요 불확실성 꽤 있다. 우리 회사는 현재 확신에 대한 시장의 시그널이 필요하다"며 "가시성이 확보되면 시장에 뛰어들 준비는 돼 있다. 시간도 충분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중국기업들이 8세대 OLED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3년 4월 IT용 8세대 OLED 라인에 약 4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부터 노트북 등 다양한 IT 제품용 OLED를 양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업체들도 8세대 OLED에 적극 투자하며 한국 기업들과 기술 격차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지난해 11월 말 약 12조원을 투자해 8.6세대 OLED 생산라인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최대 TV 기업 TCL의 자회사 CSOT도 지난해부터 8세대 OLED 투자를 시작, IT용 OLED 시장을 노리고 있다.
현재 실적 회복이 지상 과제인 LG디스플레이는 투자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 26조6153억원, 영업손실 5606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손실 규모를 약 2조원 줄였지만 5000억원대 손실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비용 감축이 우선 순위에 놓인다. 지난해 4분기는 83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분기 기준으로 1년 만에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김성현 CFO는 "어느 때보다 변동성 높은 시장 상황에서도 OLED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를 통한 체질 개선으로 경영성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강도 높은 원가 혁신 활동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8세대 OLED는 기술 개발과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초기 수율이 낮아 수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투자가 필요해 초기에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갖추는 데 시간이 소요된다"며 "공장에 투자하고 가동을 시작하는 데 최소 2~3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이미 성숙한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