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겨울 혈관 수축 위험 높은 고혈압, 예방법은?

2024-11-28

매년 12월 첫째 주는 한국고혈압관리협회가 고혈압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한 ‘고혈압 주간’이다. 고혈압은 혈관의 노화로 발병하는 흔한 성인병인데, 쌀쌀한 겨울에는 혈관이 수축돼 고혈압 증상이 더 잘 일어나게 된다.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데다 심근경색증·뇌졸중·신부전·실명 등 심각한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 변재호 가톨릭의대 심장혈과내과 교수는 “고혈압은 조용히 진행되다가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해 우리 삶을 뒤흔들 수 있다”며 평소 관리를 당부했다.

고혈압은 성인 기준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일 때 진단된다. 고혈압은 대부분 노화와 생활 습관, 유전적 요인 등 특별한 원인이 없는 본태성 고혈압이 대부분이다. 일부 환자들은 신장혈관 질환이나 호르몬 분비 이상처럼 뚜렷한 원인에 의한 이차성 고혈압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경우 단순히 혈압약을 복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원인 질환의 치료가 필요하다.

고혈압 관리의 첫걸음은 꾸준한 생활 습관 개선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처럼 맥박이 빨라질 정도의 운동을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실천하면 혈압을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식습관 개선도 필수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은 기본이다. 국물 요리의 양을 줄이고 소금·간장·고추장 같은 고염식 조미료의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 대신 채소·과일·생선·통곡물 등 건강에 좋은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식을 피하고 음식을 싱겁게 먹는 습관은 고혈압 예방과 관리의 기초다.

흡연과 음주 역시 혈압 관리의 적이다. 흡연은 혈관을 손상시키고 고혈압의 진행을 가속화한다. 금연은 어렵더라도 계속 시도해야 한다. 음주는 적당히 조절해야 하며 과도한 음주는 혈압을 급격히 올릴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정신적 긴장을 완화하는 것도 중요한 관리법이다. 명상이나 취미 활동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이 혈압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고혈압약은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약물 복용 중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효과가 미흡하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또한 약물치료를 시작했다고 해서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꾸준한 노력으로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있다면 약을 중단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기적인 혈압 측정은 고혈압 관리의 출발점이다. 혈압을 올바르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최소 1~2분간 안정을 취하고 흡연, 음주, 카페인 섭취, 운동 등을 피해야 한다. 아침과 저녁에 각각 2회씩 일주일 정도 측정해 자신의 혈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재호 교수는 “고혈압은 올바른 생활 습관과 꾸준한 관리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다만 비약물요법만으로 정상 혈압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혈압약을 먹는 것이 좋다”며 “고혈압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병이다.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관리를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박병탁 기자 ppt@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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