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선호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합병(M&A)을 통해 국내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해외로 확장해나가는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본격적으로 실현해나갈 계획이다. 컨트롤타워인 그룹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의 경영전략실 산하 투자기획팀에서 이러한 로드맵을 중심으로 인수 대상 기업을 물색 중이다.
지난 31일 개최한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FETV와 만난 투자기획팀 담당자는“지주사 전환을 대부분 완료한 만큼 M&A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국내 업체 중 글로벌 사업 역량을 지닌 기업을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소비시장은 인구 감소 등 성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그룹의 사업구조도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기반을 쌓아가야 한다”며 “국내 업체이지만 미주 등 해외 매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누스를 인수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었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그동안 국내에 기반한 사업으로 운영되던 구조를 M&A를 통해 글로벌로 확장시키겠다는 의지다.
그는 “지주사 전환이 대부분 완료된 상황이고 이제 본격적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수행한다”며 “물론 지주사로서 보유하고 있는 우량 계열사 지분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한 작업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방침”이라고 전했다.
투자기획팀은 현대지에프홀딩스의 경영전략실 산하에 위치한다. 담당 임원으로 보면 대표(장호진 사장)-총괄(윤영식 부사장)-경영전략실(이종근 전무)-투자기획팀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경영전략실은 이전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본부에 속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 이전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본부는 주요 계열사인 현대백화점에 구성돼 운영됐다. 여기서 투자기획팀은 2022년 지누스 인수를 위한 실무를 맡았다. 당시 국내 업체이지만 해외 매출 기반이라는 점이 인수를 결정하게 된 배경이었다.
그는 “인구는 줄어들고 있고 또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내수가 어느 순간까지 갈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겼고 이 가운데 앞으로 10년, 20년, 100년까지도 가야 하는 기업에서 이를 어떻게 바꿔나가야 하는지가 그룹의 큰 과제다”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내수에 집중된 구조였던 만큼 충분한 해외 진출 경험이 있지 않았다. 때문에 M&A를 선택했고 이 가운데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이어야 한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현대백화점이 지닌 자금 여력도 M&A를 위한 기반이 됐다.
지누스는 2024년 말 기준 중국‧인도네시아‧미국‧중국에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그중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지역을 물색하면서 캄보디아에 공장을 설립할 계획도 세웠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시설확충을 하며 해외 매출을 더욱 증가시켜나갈 방침이다.
대원강업과 현대L&C도 현대백화점그룹의 해외사업 확장을 위한 주요 계열사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고려한 M&A를 진행하기 위해 현재도 여러 매물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중에서도 화장품과 바이오가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현대백화점그룹은 화장품 한섬라이프앤과 바이오 등 화장품 원재료를 생산하는 현대바이오랜드를 각각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해당 계열사와 시너지를 창출하며 해외사업을 보다 확장해나갈 수 있는 기업이 현대백화점그룹이 주요하게 바라보고 있는 매물인 셈이다.
투자기획팀 담당자는 마지막으로 “해외 유명한 기업을 당장에 인수할 수는 없지만 시너지를 창출하면서도 현대백화점그룹이 관리할 수 있는 규모의 경쟁력 있는 업체를 찾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글로벌 사업 잠재력을 지닌 업체를 발굴해 잘 성장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M&A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브랜드 사례를 꼽았다. “반짝 흥행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브랜드. 급변하는 소비 경향에 따라 요동치는 기업이 아닌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업체를 찾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