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축산경제, 위기 넘는 자구 노력 절실

2025-10-22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의 경영 상황이 심상치 않다.

자립 경영은 고사하고, 당장 내년부터 차입경영이 전망될 정도로 악화된 상태이다.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 수준에서 주춤거리는 사이 과거의 막강했던 존재감은 점점 희미해지고, 이제 임직원 급여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가 조직 내부에서 흘러 다닐 정도가 됐다.

농협 축산경제(대표 안병우)는 지난 21일 농협신관 대회의실에서 올해 3분기 경영분석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된 축산경제(계열사 포함)의 9월까지 사업실적은 6조1천37억원이다.

문제는 손익이다. 3분기 축산경제 손익은 적자 112억원이다. 당초 계획보다 147억원이 줄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107억원 늘었다. 축산경제지주 본체 적자 규모만 242억원에 달했다. 농협사료와 농협목우촌의 손익은 흑자 17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흑자 규모가 104억원 줄었다.

농협 축산경제가 처한 경영 상황의 심각성은 이날 경영분석회의에서 보고된 내용뿐 아니라 최근 축산기획부가 시행한 문서에서도 확인된다. 축산기획부는 ‘2025년 4분기 축산경제 예산관리 추진계획 알림’을 통해 축산경제 경영 목표 달성이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산관리 계획을 안내하고 각 사무소에서 예산관리를 철저하게 해달라고 했다.

예산관리 계획을 추진하게 된 배경도 적시했다. 축산경제가 5개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시현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문서에서 강조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축산경제는 2021년 적자 85억원, 2022년 적자 325억원, 2023년 흑자 18억원, 2024년 적자 333억원을 냈고, 올해는 적자 431억원(8월말 결산 연도말 손익 추정액/보정 전)이 예상되고 있다고 했다.

5년 동안의 누적 적자 규모가 1천174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18억원의 흑자를 냈던 2023년 손익도 자세한 내용을 뜯어보면 적자 194억원을 기록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2023년 연결 납세 효과(-108억원)와 일시적 영업외수익(종부세 92억원, 부가세환급 등 12억원)을 제외하면 적자였다는 것이다. 그동안 냈던 세금을 환급받아 흑자를 냈다는 고백이다. 이런 내용을 감안하면 축산경제는 5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계속 적자를 냈다는 것이다. 누적 적자액만 1천368억원에 달한다.

축산기획부는 이런 사실을 적나라하게 문서에 적시하면서 전체 임직원의 엄중한 경영 상황 인식과 자발적인 예산 절감 동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말 극한 상황까지 내몰렸다는 것을 모든 임직원이 인식해달라는 절박감이 문서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여기에 더해 축산기획부는 당장 내년에는 차입경영이 전망된다고 문서에 적시했다. 2024년 12월 축산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713억원에 불과해 2026년부터 차입경영이 전망되고 있다는 점을 참고 사항으로 적어 놓은 것이다.

그러면서 4분기 예산관리 추진안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부서와 사업장의 관리성 경비 10%를 감축하고, 법인카드 30% 감축 운용, 전 법인 비상 경영에 따른 예산 절감 기조의 지속을 당부했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모니터링 후에 환수 조치가 가능하다고 했고, 비용이 수반되는 회의는 그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신규사업이나 계획에 없는 사업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 돈이 들어가는 것이면 신규사업도 회의도 다 하지 말자는 얘기이다.

여기에 더해 축산경제는 올해 신규직원 채용도 없다고 한다. 농협은 매년 퇴직으로 인력이 줄어들게 되는데, 신규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인건비라도 조금 아껴보자는 속내가 깔려 있다고 한다. 심지어 올해 말에 그만두는 명예퇴직자들은 명퇴금도 못 받고 나가게 될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을 정도로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비상한 상황에 직면한 농협 축산경제에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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