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더웠던 올여름의 절반 이상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구 온난화가 폭염의 강도를 높였다는 뜻이다.
미국의 비영리 기후분석기관 클라이밋센트럴(Climate Central)은 17일 ‘기후변화에 노출된 사람들’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전 세계에 나타난 고온에 기후변화가 미친 영향을 다뤘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여름철 평균 기온은 평년(1991~2020년) 대비 1.9도 높았다. 일본(2.1도) 등과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여름철 기온이 상승했다. 기상청이 발표한 ‘여름철 기후 특성’에서도 올여름 전국 평균기온은 25.7도로 전국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뜨거웠다. 일 최고기온(30.7도)과 밤 최저기온(21.9도) 역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여름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기후변화의 강한 영향으로 고온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6월부터 8월까지 총 92일 중 53일의 기후전환지수(Climate Shift Index)가 2레벨 이상을 기록했다. 클라이밋센트럴 과학자들이 개발한 기후전환지수는 기후변화가 기온에 미친 지역적인 영향을 등급으로 나타낸 지표다. 폭염이 발생한 날의 기후전환지수가 2레벨 이상이면, 기후변화가 폭염 발생 가능성을 2배 이상 높였다는 뜻이다.
“여름철 폭염일 중 17일은 기후변화 때문”

전 세계적으로도 여름철 동안 매일 18억 명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9억 5500만 명은 기후변화로 인해 ‘위험한 폭염일(Risky heat days)’을 30일 이상 더 경험해야 했다. 위험한 폭염일은 여름철 평년 기온의 상위 10%보다 높은 고온 현상이 나타난 날을 말한다.
보고서는 “2025년 6~8월에 전 세계적으로 평균 27일의 위험한 폭염일을 경험했으며, 그중 17일은 기후변화로 인한 것”이라며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는 수십억 명에게 위험한 폭염을 가중하며, 폭염을 더 길고 자주 발생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크리스티나 달 클라이밋센트럴 과학 부문 부대표는 “계절마다 세계 각국은 새로운 기온 기록과 비정상적인 재난을 마주하며, 기후변화가 더는 미래의 위협이 아님을 분명히 체감하고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 늦어질수록 더 많은 지역사회와 생태계, 경제가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