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통 일정 지연이 잦은 공공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관세청이 핵심 시스템 전환 사업을 목표 일정에 맞춰 완료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1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임에도 발주자와 사업자간 지속 소통과 철저한 품질관리가 더해져 안정적 개통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관세청이 지난달 클라우드 기반 관세정보시스템(유니패스)을 새롭게 개통한 가운데 큰 문제 없이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관세청은 2023년 관세정보시스템 노후 전산장비를 전면 교체하고 클라우드 기반으로 개편하는 사업을 발주했다. 당시 사업 규모가 1000억원에 달하는 등 차세대 사업에 버금가는 수준이라 업계 주목도가 높았고, 삼성SDS 컨소시엄(삼성SDS·케이씨넷·이노그리드·세림TSG)이 최종 수주했다.
관세청과 삼성SDS 컨소시엄은 시스템 개통 목표 시점을 올해 3월로 잡고 지난 2년간 안정적 시스템 구축에 주력했다.
최근 공공 주요 차세대 사업 대부분이 짧게는 6개월, 길게 2년까지도 개통 시점을 연기하는 등 목표 시기를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관세청은 목표일에 맞춰 시스템을 개통하면서 내외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사업자와 발주자 간 끊임 없는 소통과 품질 확보를 위한 지속 노력이 동반됐기 때문이라는 게 내외부의 평가다.
우선 개통일까지 발주자와 사업자, 그리고 사업자 내 컨소시엄 간 소통을 위해 '이슈실무협의회' ,'수행사 일일점검회의 100%오픈' 등 주요 소통을 2년간 이어왔다.
특히 수행사 회의 기록을 오픈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에도 컨소시엄 참여 기업 간 합의가 이뤄져 진행됐다.
최근 개통한 한 공공 차세대 사업의 경우 컨소시엄 기업 간 소통 없이 각자 개발을 진행하다 시스템 오픈을 위한 마무리 단계에서 이슈가 발생, 이를 봉합하느라 개통 시기가 다시 지연된 바 있다. 발주자와 사업자뿐 아니라 컨소시엄 내 기업 간 소통도 중요함을 보여준 사례였다. 관세청과 삼성SDS컨소시엄 기업은 각자 진척도를 수시 공유·보완한 덕분에 이런 문제를 미연에 방지했고 납기일을 지킬 수 있었다.
품질 확보를 위한 과정도 목표일 개통에 한 몫했다. 관세청과 삼성SDS컨소시엄은 일감과 위험 이슈 등을 일일이 정리해 누락 없이 사업을 진행하도록 관리했다. 이 과정에 품질지표를 만들어 시스템 개발 진척도를 단계별로 점검하고 놓친 부분은 보완하며 품질을 높였다. 통상 시스템 개통 후 연계 시스템 간 인증 이슈가 발생하기 쉬운데 이를 막기 위해 타 사례를 분석해 사전 적용하는 등 개통 당시 문제도 대비했다.
업계 관계자는 “철저한 관리, 소통 등이 더해지면 충분히 목표 시점 개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면서 “많은 발주자와 사업자가 모범사례로 참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