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 날고, 도깨비불 깜박이던 창덕궁 인정전… 3월 한 달간 문 활짝

2025-02-28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국보인 창덕궁 인정전(仁政殿)이 3월 한 달간 일반 시민에 공개된다.

'어진 정치'라는 뜻을 담은 인정전에서는 임금의 즉위식과 결혼식, 신하들의 하례, 외국 사신 접견 등 국가의 공식 행사가 주로 거행됐다. 광해군 때 중건된 이후 1803년 일어난 화재로 인한 재건, 1857년에 보수공사를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는 3월 한 달간 매주 수요일 ~ 일요일까지 창덕궁 인정전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인정전은 조선의 대표적인 중층건물로 조선 태종 5년인 1405년에 최초로 창건됐다. 외부에서 볼 땐 2층처럼 보이지만, 상·하층이 하나로 이어져 넓고 개방적인 실내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층고는 15m에 달한다. 평소 인정전은 문화유산 훼손방지를 위해서 외부에서 들여다보는 방식으로만 관람이 가능했다. 궁능유적본부는 인정전이 창덕궁의 정전으로서 가지는 가치를 고려해 보다 가까이 느끼고 경험해 볼 수 있게끔 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내부를 개방한다.

인정전의 관람 포인트를 3가지로 정리해봤다.

관람 포인트1. 15m 천장에 새겨진 '봉황' 목조각

인정전의 천장은 우물 정자(井)형으로 울거미를 만들고 정방형의 덮개 판을 덮은 형태로 꾸며졌다. 높은 천장 한가운데에는 구름 위를 날고 있는 봉황 목조각 한 쌍이 자리했다. 봉황은 임금이 통치를 잘하여 태평세월이 되면 이 세상에 나타난다는 상상 속의 길조다. 경복궁·창덕궁·창경궁·경희궁의 답도(踏道, 임금이 가마를 타고 지나가는 계단)에도 봉황이 조각되어 있다. 임금이 이동하는 길에 봉황이 자리한 이유는 당대에 태평성대를 이루어 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그 자체로 상서로움을 드러낸다고 봤다.

관람 포인트2. 임금 뒤를 지키는 일월오봉도

인정전 안에는 임금 자리인 어좌(御座) 뒤로 병풍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가 있다. 일월오봉도에는 왕과 왕비를 뜻하는 해와 달이 자리했다. 그 아래 다섯 개의 산봉우리는 우리나라의 동·서·남·북·중앙의 다섯 산을 가리키며 이는 국토를 의미한다. 이것은 임금이 중앙에서 사방을 다스리고 음양의 이치에 따라 정치를 펼친다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관람 포인트3. 도깨비불인가? 서양식 전등

우리나라에 전기가 가장 먼저 들어온 곳은 경복궁으로 1887년의 일이다. 인정전의 전등은 1908년에 설치됐다. 당시에는 전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많이 깜박거려서 '도깨비불'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전등 위에 쓰인 천으로 된 갓은 당시 사용하던 원래의 것 그대로 현재까지 남아있다. 다만 현재 실제로 전기는 들어오지 않아 작동은 되지 않는다. 전등을 비롯해 유리창과 전돌(흙으로 구운 벽돌)이 아닌 마룻바닥 등이 근현대적인 정전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번 특별 관람 프로그램은 3월 한 달간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지정된 시간대에 가능하다. 매주 수·목요일에는 기존 정규해설과 연계해 한국어와 외국어로 진행된다. 금·토·일요일은 궁궐 내 관원들의 업무 공간이었던 궐내각사를 탐방하는 ‘창덕궁 깊이보기(궐내각사)’ 심화해설과 연계하여 한국어로 운영된다. 내부 관람은 회당 20명으로 제한되며 관람 시간은 아래와 같다. 창덕궁관리소 누리집(royal.khs.go.kr/cdg)에서 사전예약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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