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구신문 디카시 공모대전 대상] 유기흥 作 '가난'

2025-01-01

골목을 빠져나가면

큰 신작로가 나온다.

어머닌 30걸음 골목을

빠져나가기 위해

30년이 걸렸다고 했다.

[대상 수상소감] "획기적 소통방법인 디카시 통해 치유 전하고 싶어"

모든 것이 어지러운 시점에 수상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고, 마음 한편으론 시대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 모두에게 미안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학의 한 장르인 디카시를 통해서 소통과 치유를 전하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정확한 의사를 전달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좀 더 정확한 상대의 느낌을 알고 제 생각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단순하게 보일지 몰라도 개인의 신체적 고통, 마음의 아픔은 비유나 상징으로만 그 강도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들어와서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학교에 있는 저는 젊은 대학생들에 생활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들이 소통하는 방식,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사회문제가 되는 젊은 층과 소통이 어렵다는 문제를 풀어 보려고 답을 찾고 있습니다.

현대문학 현대시를 전공했습니다. 시를 쓰고 발표도 하고, 책도 만들고, 하지만 AI가 등장한 이 시대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2년 전 디카시를 처음 알게 되면서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젊은 층은 영상, 사진, 소리에 민감합니다. 스마트폰의 영향입니다. 강의도 영상이나 사진이 없으면 학생들은 집중력도 떨어지고 힘들어합니다. 소통의 방법 시대가 변했습니다. 더 짧아지고 이미지가 있는 시대입니다. 문학도 시(詩)도 변화에 맞춰 나가야 합니다.

디카시는 모든 것에 부합합니다. 누구나 쓸 수 있고, 언제 어디서든 보고 읽을 수 있습니다. 디카시는 창작도 치유고 읽기도 치유입니다. SNS가 고정된 틀에 있다면 디카시는 좀 더 자유롭고 다양할 수 있습니다. 획기적인 소통방법입니다. 밈의 시대 2차 창작물도 디카시에서 보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소통은 없을 것입니다.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이 이제 30년 즈음 되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서 현재로 오며 받은 시(詩)에대한 개인적인 고민과 갈등이 사라졌습니다. 길을 알고 방법을 찾았으니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소통의 변화에 앞장서고 있는 대구신문에 감사합니다. 그 길에 제가 함께할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유기흥

국어국문, 국어교육, 현대문학전공.

시집 『立春』, 『흥얼(蘖)흥(興)얼』, 『모든 관계에서 오는 시간의 암호』.

위인전 『설설설 인설』을 펴냈다.

현재 대학에서 의사소통영역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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