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텀블러 세척족 3개월새 12배…스벅에 편의점도 진출

2025-11-24

20대 직장인 김윤서(가명)씨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동참하고자 외출할 때마다 늘 텀블러를 챙긴다. 그동안 외부에서 커피나 차를 마신 후 사무실이나 집에 돌아와 매번 텀블러 세척을 하는 게 번거로웠지만, 올들어 곳곳에 텀블러 세척기가 생겨 한결 편해졌다. 음료를 마신 후 곧바로 고온 세척과 건조까지 무료로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등 주요 커피 전문점을 중심으로 도입 중인 텀블러 세척기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환경을 중시하는 M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카페 뿐 아니라 편의점, 기업, 대학교, 공공기관 등으로 세척기 활용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텀블러 세척기 시장은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24일 LG전자에 따르면 올해 4월 출시한 텀블러 세척기 ‘마이컵’의 3분기 앱 신규 가입자 수는 전분기 대비 약 12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설치 대수는 4배, 세척사용 횟수는 6배 각각 늘었다. 설치 대수에 비해 앱 신규 가입자와 사용횟수가 더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세척기를 한 번 경험한 후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고객 수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마이컵은 360도로 회전하는 세척 날개와 65℃의 고압수로 텀블러 내·외부 및 뚜껑을 동시에 씻는 기기다. 고객들은 30초 이내로 빠르게 세척해주는 ‘쾌속 코스’와 보다 꼼꼼히 세척 및 건조해주는 ‘표준 코스(4분)’ 및 세척과 건조까지 한번에 가능한 ‘건조 코스(9분 50초)’ 등 3가지 코스를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마이컵 앱에 가입하면 세척기가 설치된 주변 장소 확인 및 사용 예약을 할 수 있고, 차례가 되면 푸시 알림도 받을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그간 축적한 식기세척기 기술을 적용해 세척력을 높이고 가로폭이 23cm로 좁은 장소에도 설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마이컵은 출시 이후 카페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현재 전국 1400여 개 매장에 세척기를 설치했으며 연말까지 2050개 전 매장에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GS25는 최근 편의점 커피 수요가 늘어나면서 GS리테일 본사 사무실과 GS강남점에 마이컵을 시범 도입했다.

LG전자는 이달 초 경기도와 손잡고 도내 21개 대학교에 마이컵을 설치해 대학생 12만 여 명이 학교 안에서 텀블러를 세척할 수 있도록 했다. 이달 19~22일 열린 ‘제24회 서울카페쇼’ 전시장에도 마이컵이 설치돼 국내외 631개사, 3903개 참여 브랜드 관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현대차·교보생명 등 기업 본사와 공공도서관, 관공서 등으로도 공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텀블러 사용자들은 그간 번거로웠던 세척을 카페나 편의점에서 보다 간편하고 깨끗하게 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반응이다. LG전자 입장에서도 마이컵의 기업간 거래(B2B)를 확장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거래처를 늘리고 있다. 향후 업그레이드된 버전도 출시할 계획이다. 글로벌 텀블러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텀블러 세척기 시장 역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퓨처는 세계 텀블러 시장이 연평균 6.18% 성장하면서 2035년 152억 달러(22조 4306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직영체제인 스타벅스와 달리 빽다방, 이디야 등 가맹점 비중이 높은 커피전문점들은 설치 및 관리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선뜻 도입을 못하고 있다.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텀블러 세척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내부적으로도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도입에 따른 비용과 수익 측면에서 가맹점주와의 협의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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