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안전문화 확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

2025-04-14

항만은 국가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서 물류의 중심 역할을 수행한다. 그 나라의 원재료와 상품의 수출과 수입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지는 중요한 공간으로 우리나라의 경우는 수출입 물동량의 99.7% 이상을 항만에서 처리하고 있다. 이러한 항만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물류 운영뿐만 아니라 ‘항만 안전문화’확산이 필수적이다. 항만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물류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며, 이는 곧 비용증가와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와 기업뿐만 아니라 항만도 이제는 무한경쟁의 시대이다. 경쟁력이 있는 항만은 지속적인 수요와 투자에 힘입어 성장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항만은 쇠퇴하여 지역의 근심거리가 되기도 한다. 한국항만경제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과거에는 항만의 경쟁력을 부두의 규모, 하역시설 및 장비 등 외형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되어 졌다면, 사회적인 책임을 중요시하는 현재에는 안전과 환경문제 등이 더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항만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단순한 재산피해를 넘어 인명피해와 장기적인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크레인 사고, 선박 충돌, 화재 등은 항만운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며, 복구비용과 지연으로 인해 무역 경쟁력이 저하된다. 이에 따라 항만 안전문화의 정착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항만에서는 지난 10년간 1,114건의 사고가 발생하여 1,087명이 중상해를 입었으며 27명의 근로자가 사망하였다.(항만하역재해 통계, 한국항만물류협회) 연간 근로시간 100만 시간당 재해의 발생 건수를 나타내는 도수율을 살펴보면 항만은 3.41로 건설업(7.74), 광업(177.48)보다는 낮지만 전체 산업평균(3.36)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항만사업장 특별 안전 대책을 수립 후 「항만안전특별법」을 제정하고 시행(2022.8.) 중에 있다. 아울러, 특별법에 따라 항만 안전점검관 제도를 도입하여 하역사업장별로 자체안전관리계획을 수립·승인하고 상시적인 항만 안전점검을 통하여 자체 안전관리계획과 관련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지도하고 있다.

하인리히의 1:29:300 법칙(산업재해예방, 1931년)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1건의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29건의 경미한 사고가 발생하고 300건의 사고 징후가 발견된다. 이것은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의식, 안전문화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것으로 현장에서 나타나는 사고 징후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잘 관리한다면 경미한 사고뿐만 아니라 중대사고 또한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군산항은 개항한 지 125년이 된 유서 깊은 항만이다. 양곡, 원목, 자동차, 사료 부원료, 석탄, 컨테이너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284만톤을 처리하였으며, 연중 쉼 없는 하역작업에도 불구하고 중대재해는 지난 5년간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안전문화가 확립된 항만은 작업자의 안전 의식이 높고, 안전 교육 및 훈련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작업자의 실수를 줄이고,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며, 결과적으로 항만 운영의 신뢰성을 높인다. 따라서, 항만 안전문화의 확산은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군산항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전략이다.

류승규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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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gigo@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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