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강대강 대치로 헌정 문란 3년째 계속
지난해 12월 이래 두 달째 이어지는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양대 정당의 대치 결과가 국민에게 실망과 불안을 안겨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의 우격다짐 성격의 일방적 밀어붙이기 의회정치로 인한 파열음이 전국을 매일같이 진동시키고 있다.
양대 정당은 타협 합리 타당성의 원칙을 요구하는 시대 정신은 외면하고 비타협 비합리 비타당성이라는 3비(非)정쟁에 매몰돼 대한민국호가 가라 앉고 있다는 걱정이 저 멀리 외국에서도 들려오고 있다.
지난 22년 3월 대선 이후 행정부(윤석열대통령의 국민의힘)와 국회(이재명의 더불어민주당)가 사사건건 충돌하는 양대 정당의 극화(極化)정치로 정치가 실종 된 지 2년여만에 비상계엄이라는 비정치적인 폭탄이 국회에 떨어지면서 3년째인 헌정 문란은 정점을 치닫고 있다. 윤석열 정부들어 야당이 일방적으로 만든 법률안을 행정부는 37번 모두 거부권을 행사했다. 야당은 탄핵을 29번이나 했고 그중 6번이 방통위 탄핵이다.
이에따라 윤석열정부의 지방균형발전 정책은 운만 떼놓은 채 결과를 맺지 못하고 있는데다 물가와 환율은 치솟고, 자영업자 폐업이 속출하고, 민생은 고통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 등장으로 국제정치는 요동치고 있는데 군 수뇌부가 무더기로 계엄 수사 픠의자가 돼 국방 안보까지 불안하다.
또 정치인들이 입에 달고 사는 민생은 멍들고 있다. 자영업자 비중이 전국 대도시중 가장 많은 대구 거리 상점은 하루가 다르게 폐점이 늘어나고 있다. 30년 째 자영업에 식재료를 공급하는 정 아무개(67) 사업가는 23일 “이같은 불경기는 처음 본다”며 “하층 경제는 빈사 상태”라고 꼬집었다. 오른 물가로 평상시 구매를 꺼리다가 포항 죽도시장을 찾은 국 아무개 노파는 “배추 한포기가 5천원이 넘고 팥값도 작년 설밑보다 2배나 올랐다”며 발길을 돌리려는 모습이었다.
12·3 비상계엄에 연이은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정부기능공백 상태’에 직면한 이 나라 민생 현장이다.
그 와중에서 탄핵소추로 자리를 비운 ‘현재 권력’ 윤석열과 차기 권력을 노리는 ‘미래권력’ 간 여야의 치열한 권력정치 암수(暗數) 싸움이 정치 부재를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탄핵 정국에서 이른바 ‘태극기 단체’로 불렸던 강성 우파 유권자를 일반 우파 유권자들이 성원하는 형국으로 나타나는 흐름이 나왔다. 이들은 ‘대통령 및 대통령 권한 대행 탄핵’과 윤 대통령 체포·구속을 둘러싼 잡음 등이 이어지자, 이른바 ‘반명(反이재명)’을 고리로 결집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재명 호감도’ 조사 결과 무당층(61.7%)과 중도 성향 그룹(52.4%)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범우파 결집’에 그치지 않고 극렬 노조처럼 일부 폭력성까지 나타나 사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심지어 음모론으로 치부돼 왔던 ‘부정선거설’이 확산되며 이를 믿는 층이 전문가집단이나 중도층에까지 늘어났다.
문제는 이를 해결할 주체세력도 해결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암울하기까지하다. 양당 정치세력에 대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의견 투입과 공론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