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AI 분석 리포트' 투자 권유 해당 여부 들여다본다

2025-12-04

금융 당국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투자 정보 서비스가 ‘투자 권유’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살펴보기로 했다. 최근 증권사가 투자자를 대상으로 AI를 활용한 리서치나 종목 분석 리포트를 경쟁적으로 선보이면서 사실상 특정 종목의 투자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증권사들이 선보인 AI 기술을 활용한 무료 종목 분석·요약 리포트가 투자 권유에 해당하는 행위인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요약·분석 리포트가 사실상 투자 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적절한지 여부를 검토해본다는 취지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AI 기술로 해외 종목을 분석하거나 번역한 리포트를 본 뒤 투자자가 주식을 샀다가 손실을 봐 불완전판매를 주장할 경우 이 서비스가 투자 권유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면서 “증권사별 리서치센터에서 자체적으로 직접 분석해 나온 리포트와 달리 AI를 활용한 종목 분석이나 요약 리포트는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단순 전달’하는 경향이 있어 어떻게 관리·감독해야 할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 당국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투자 정보의 신뢰성을 따져보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내년 1월까지 증권사들의 해외투자 관련 투자자 설명과 보호 적절성에 대한 실태 점검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AI 분석 리포트 내용 등을 살펴본 뒤 문제점이 발견되면 금융투자 업계로 확대해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주요 증권사들은 AI를 활용한 종목 분석이나 콘퍼런스콜 번역·요약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투자 영업 실태 점검을 받고 있는 NH투자증권의 경우 AI가 종목 분석은 물론 에이전트(비서) 역할까지 한다. AI 에이전트(터미널 엑스)는 미국 월가의 애널리스트들과 기관투자가들이 쓰는 비공개·대안 데이터, 공시, 커뮤니티 반응 등을 포괄적으로 분석해 미국 시장 투자와 관련한 질문에 심층 답변을 해준다. 키움증권의 경우 AI가 실시간 검색이나 거래 대금이 높은 국내 종목, 2일 이상 전일 대비 상승률이 10% 이상인 해외 종목을 포착해 분석한 뒤 리포트로 작성하거나 관심 있는 주제를 발굴해 정보를 제공한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미국 주식뿐만 아니라 국내 주식 관련 AI 분석·요약 리포트도 전방위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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