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할리우드 영화 속 로봇이 ‘진짜’ 로봇

2025-01-16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는 이제 ‘옛것’을 빨리 잊어야 성공하는 국면에 도달했다. 결합은 영원하지 않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결합도 ‘옛것을 익힘’과 ‘새로운 것을 앎’으로 분리해야 할 때가 온다. ‘전통’도 어떤 때는 잊고 또 버려야 한다.

20여년 전이라면 아이들이 “로봇이 뭔가요”라고 물으면, 이렇게 답했을 것이다. “애들아, 만화책이나 만화영화에서 볼 수 있는 건 공상과학이란다. 현실의 로봇은 산업용 자동화 장비란다.” 2025년부터는 이렇게 답해도 된다. “너희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나 할리우드 영화 있잖아. 마블이나 DC코믹스에 나오는 그 로봇들. 그래 바로 로봇이야. 쉽지?”

2000년대 초반, 그때의 로봇은 산업용 자동화 장비, 다축 다관절 로봇을 의미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로봇들이 주력 분야였다. 그때를 ‘전통 로봇(지능형 로봇)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로봇의 패러다임이 바뀐 지금, 첨단 전동화 휴머노이드, 고도 자율주행차, 첨단 드론이야말로 진정한 로봇이다.

좀더 이해를 돕자면 전통 로봇을 건전지, 첨단 로봇을 고성능 리튬이온 이차전지에 비유할 수 있다. 건전지와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하등 관계가 없고 다른 종류의 전지이듯, ‘첨단 로봇’과 ‘전통 로봇’은 다르다. 불연속적 관계다.

‘새로운’ 플레이어가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게 첨단 로봇 분야다. 새로움의 핵심은 전통 로봇을 아예 잊고 새로운 ‘결합’에 나서는 것이다. 다음 요소들을 결합해야 첨단 로봇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 인공일반지능(AGI) 기반 반도체와 IT 기술, 배터리·전기차 기술, 고성능 차세대 전지 기술, 초소형 부품(고성능 감속기, 액추에이터, 이미지 센서), AGI를 지향하는 데이터 센터.

테슬라나 엔비디아 같은 미국 회사뿐만 아니라, 고도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중국 배터리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첨단 전동화 휴머노이드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늦었다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 겁먹지 말고 뛰어들자. 어차피 미국이나 중국이나 우리나라는 지금 ‘첨단 로봇의 원시 시대’를 지나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더더욱 결단이 필요하다.

지난해 12월 20일 첨단 전동화 휴머노이드가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됐다. 일각에서 상당한 반대가 있었다. 서구화·근대화에도 반대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훗날의 결과를 100%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일면 반대는 당연한 과정이다. 2025년 우리의 선택이 우리나라 첨단 로봇 산업의 개화를 불러왔다고 후세가 평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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