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타트업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 인원이 2년 전보다 약 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기업의 성장성에 베팅하는 스톡옵션 인기가 식은 것은 그만큼 스타트업 창업 생태계 혁신 동력이 떨어진 결과라는 우려가 나온다.
무슨 일이야
13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비상장 벤처기업에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인원은 1만 65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스톡옵션 부여 인원이 역대 가장 많았던 2022년(1만5055명)의 70% 수준이다. 직전년도인 2023년(1만2051명)과 비교해도 11.6% 줄었다. 올들어 8월까지 집계된 스톡옵션 부여 인원은 4489명에 그쳐, 올해에도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기부는 “지연 신고 등으로 향후 통계 수치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게 왜 중요해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특정 기간(통상 2년 이상) 이후 회사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게 부여하는 권리를 뜻한다. 미래에 기업 가치가 상승하면 성장에 기여한 임직원에게 기업 가치 상승분을 분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현금 여유는 없지만 성장성이 큰 스타트업이 인재를 확보할 핵심 유인책으로 활용해왔다. IT기업, 게임사에서 상장 후 스톡옵션 대박을 낸 사례가 줄줄이 나오면서 매력적인 보상책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최근 스타트업계에서 스톡옵션 위상은 예전같지 않다. 2022년 시작된 고금리 기조 이후 기업공개(IPO) 등 회수 시장이 막히고, 인재나 회사 모두 스톡옵션을 비현실적인 보상책으로 인식하게 되면서다. 지난해 스톡옵션을 받고 초기 스타트업에 입사했다가 1년여 만에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이직한 A씨는 “막상 다녀보니 회사 성장성이 밖에서 봤던 것만큼 크지 않았다”며 “스톡옵션은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커 포기하는 게 아깝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기관 담당자는 “요즘엔 구직자가 스톡옵션 대신 성과급이나 사이닝보너스 등 당장의 현금 보상을 더욱 선호하는 탓에 스타트업과 구직자 간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워졌다. 대기업에서 고연봉 받는 인재를 창업 생태계에 끌고 들어오기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스톡옵션 이면은
창업 생태계에서 스톡옵션 인기가 식었다는 건 스타트업의 핵심 가치인 혁신성과 성장성이 의심받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구태언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부의장(법무법인 린 변호사)은 “예전엔 로켓 성장할 가능성을 보고 스톡옵션을 받고 스타트업에 합류했는데, 최근엔 규제 등의 문제로 혁신 스타트업 성장이 매우 힘든 상황이라 예전같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완화 노력과 함께 스톡옵션 등 주식 보상에 따르는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톡옵션의 비과세 범위를 확대하거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비과세 적용을 도입해 창업 생태계에 보다 현실적인 인재 유인책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취지다. 장철민 의원은 “스타트업 시장의 활력이 꺼지지 않게, 다양한 보상 정책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세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