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세리머니는 옐로카드? “목 긋기, 총쏘기는 허용하면서”

2025-01-30

프리미어리그 에버튼 소속 윙포워드 일리망 은디아예(25)는 주말 브라이튼전에서 경고를 받았다. 페널티킥 결승골을 넣은 뒤 두 팔을 벌려 위아래로 날갯짓을 하는 세리머니를 한 게 이유였다. 언론들은 “총을 쏘거나 목을 긋는 세리머니는 허용되고 날갯짓을 하는 세리머니는 안된다는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옐로카드를 뽑은 주심 팀 로빈슨는 은디아예가 흉내를 낸 게 “갈매기”라고 말했다. 디애슬레틱은 “로빈슨은 조류학적 지식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은디아예도 합리적인 변명의 여지가 있다”며 은디아예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디애슬레틱은 갈매기 시늉을 하지 않았을 몇 개 가능성을 언급했다. 세리머니 모양과 크기는 북방가넷(북대서양에 서식하는 바닷새)에 더 가까웠을 수도 있다. 아니면 아프리카 스푼빌(은디아예 모국 세네갈의 국조)을 기리려고 한 것일 수도 있다. 디애슬레틱은 “그것도 아니라면 2017~2020년 에버턴 공식 스폰서인 ‘앵그리 버드(Angry Birds)’의 복귀를 요청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엄밀히 말하면 그가 흉내를 낸 게 갈매기가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다. 디애슬레틱은 “토트넘 공격수 리샤를리송은 정기적으로 비둘기를 흉내 내는 세리머니를 했지만 경고를 받지 않았다”며 근거를 제시했다.

잉글랜드프로경기심판협회는 은디아예의 세리머니에는 ‘의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상대팀 브라이튼 마스코트는 ‘걸리 더 시걸(Gully the Seagull)’이다. 이는 브라이튼에 서식하는 갈매기를 의미한다. 잉글랜드프로경기심판협회가 “은다아예 세리머니는 상대에 대한 도발적인 행위로 간주된다”고 확인한 이유다. 국제축구평의회(IFAB) 경기 규칙 12조에는 도발적, 경멸적, 선동적인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명기돼 있다. 디애슬레틱은 “은디아예의 사례는 이 규칙이 얼마나 모호한지 보여준다. 유사한 세리머니를 하고도 처벌을 받지 않은 선수들이 많다”며 예를 들었다.

레스터시티 공격수 제이미 바디는 경기 다음날 토트넘 팬들에게 다가가 레스터 시티의 우승 기념 슬리브 패치를 가리키며 토트넘은 우승이 없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행동을 했지만 경고를 받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조슈아 저크지는 아스널을 FA컵에서 탈락시킨 후 총을 겨누는 세리머니를 했지만,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았다. 악동으로 유명한 루이스 수아레스는 자신을 “너무 쉽게 넘어지는 선수”라고 비판한 상대팀 에버튼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향해 다이빙하는 시늉을 하며 세리머니를 펼쳤는데 당시 프리미어리그 공식 유튜브 채널은 이를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세리머니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디애슬레틱은 “선수들은 자신을 비판하는 팬, 감독, 상대 선수들을 조롱할 권리가 있다”며 “수아레스, 바디의 세리머니처럼 은디아예의 세리머니도 유쾌했다”고 해석했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는 2009년 경기 내내 아스널 팬들로부터 가족을 조롱하는 모욕적인 응원을 들었다. 그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골을 넣은 후, 경기장을 가로질러 아스널 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펼쳤고 2경기 출전 정지(집행 유예) 징계를 받았다. 디애슬레틱은 “모욕을 들으면서 플레이한 선수가 팬들에게 맞받아칠 권리가 없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물론 세리머니가 폭력 선동으로 이어지는 선을 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상대팀 마스코트를 흉내 내거나 상대 팬들에게 달려가는 행동이 폭력 선동을 의미하는지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디애슬레틱은 “목 긋기 세리머니, 저격수 세리머니는 가능한데 은디아예의 갈매기 세리머니는 경고 대상이라는 주장이 과연 합리적이며 프리미어리그가 원하는 방향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