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필수품 '사발이' 교통사고 사망률, 오토바이 5배

2025-02-21

이른바 ‘사발이’로 불리는 사륜 오토바이(ATV)의 교통사고 사망률이 2개의 바퀴를 단 일반 오토바이보다도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업용 사발이는 면허 없이도 운전할 수 있는 데다 주로 농촌 고령층의 이동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SS)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사륜오토바이 사고에 의한 사망률은 9.3%로 집계돼 이륜차(1.7%)를 크게 웃돌았다. 2023년 사륜오토바이는 전국에서 262건의 사고를 냈고 29명이 사망했다. 부상자 수도 283명에 달했다. 이는 4개의 바퀴를 가진 사발이가 이륜 오토바이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통념과는 다른 수치다.

주로 농작물을 운송하는 데 쓰이는 농업용 사발이의 운전에는 면허가 요구되지 않는다. 앞서 2021년 ‘농업용 사발이는 도로교통법상 자동차에 해당하지 않아 면허 없이 운전했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다. 농업용 사발이는 도로 주행용과는 달리 안정적인 코너 회전을 돕는 ‘차동장치’도 설치돼있지 않다.

문제는 인지 능력이 감소하는 고령층이나 치매 환자의 사발이 운전 역시 제지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교통 인프라가 부족하면서 평균 연령대도 높은 농촌은 사발이가 도로로 나오는 사례가 많아 특히 사각 지대로 꼽힌다. 농촌에선 조작이 간편하고 가격이 저렴한 사발이가 사실상 유일한 이동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각 지자체가 최근 잇따라 발생한 고령 운전자 교통 사고를 막기 위해 면허 자진 반납을 장려하고 있는 만큼 사발이에 대한 안전 대책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현재는 인력이나 지자체 관심 측면에서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사발이 운전을 할 때는 사고 예방 측면에서 안전모를 착용하고, 야간에는 반사체 등을 부착해서 후미 추돌을 방지하는 것이 하나의 대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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