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즈음, 정객들 보자 하니, 벽항(僻巷)의 이 미수(米壽)의 노옹도 침묵할 수가 없다. 종속의 늪에 빠져 나오지 못하고, 상식에서 일탈된 행동을 하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객들, 제 직분(職分) 망각하고, 공∙사 구분 못 하고, 사익과 도당(徒黨)에만 정신 잃고, 치죄(治罪)의 공평성마저 무너졌고, 웃물이 맑지 못한데, 어찌 아랫물이 맑기를 기대하겠는가? 차라니 TV나 신문을 멀리하는 계 퍽 마음이 편할 것만 같다.
필자는 차제에 종속의 늪에 빠져 있는 권력의 주변에 있는 자들에게, 2,500여년 전에 공자(孔子)와 노자(老子)의 대화편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한 구절을 되새겨 주고 싶다.
“(권력은) 가지고 있자니 두렵고, 버리자니 슬픈 일이다. (권력이 어떤 것인지) 자세히 살펴본 적이 한 번도 없으면서, 엿보기만 하여 (그것을 가지려고) 쉬지 않는 사람이 바로 ‘하늘’이 죽일 사람인 것이다. [操之則慄(조지즉율) 舍之則悲(사지즉비), 而一無所鑒(이일무소감) 以窺其所不休者(이규기소불휴자) 是天之戮民也(시천지률미야).]”
이 말은 권력 범주에 있는 자들, 요즘 말로 치면 권력을 맘대로 주무리는 종속의 늪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는 입법계통, 법을 집행한다고 하는 그런 부류의 자들을 지칭해도 좋을 것이다. 이 늙은이의 눈으로 보기엔, 한창 사리를 분간할 연령층에 들어선 국민의 지도층에 있는 부류들이 무엇이 국민을 위하고, 무엇이 국가의 장래를 위한 것인지도 심사숙고 하지 않고, 국민을 위한 고민하는 일들이 없고, 내면적으로 사익을 추구하고, 도당을 위하고, 종속의 논리에만 사로잡혀 제 직분 모르고, 권력 상부층의 눈치만 보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치권을 보자니, 필자는 근 70년전 6.25의 흔적이 여기저기에 넘치든 그 시절, 대학 1학년 때 열심히 듣던 ‘헌법’, ‘정치학‘ 강의 시간에 자유민주주의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정치의 강의를 들으며 노트하던 그 시절이 참으로 부질 없는 짓이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요즈음 생각해 보면, 특정 범죄만이 범죄인냥 하며, 어느 정치행위만이 정치행위이며, 무엇이 국민을 위하고, 장래를 위한 입법인지, 오늘의 헌정질서도 수호하지 못하면서, 무엇이 모자라 헌법을 개정하자는 것인지 알고도 모를 일이다. 정치∙경제∙행정 모두가 우선은 상식에 규제 되어야 할텐데, 상식도 못 미치는 오늘의 정치 상황이 퍽 아쉽기 전에, 아헤 그 무서운 정치적 무괌심이 팽패하고 있으니, 그것이 무서운 일이요, 그것에서 벗어나는 일이 급선무일 것 이다.
우리는 위의 노자와 공자의 대화에서 인식할 수 있듯이, 우선은 정치 일선에서 종속돤 자들들은 권력과 부의 속성을 깊이 들여다 보지 않고, 알만한 나이인데도 그러치 못 하고, 상식도 저버린채 도당(徒黨)적인 잠에만 심취해 있으니, 어서 깨어나 참된 국민을 위한 국민의 대변자가 되라는 것이다.
요즈음 정치상의 종속의 늪에 빠진 자들의 돌아가는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위의 대화가 말해 주고 있듯, ‘부와 권력의 속성을 깊이 들여다 보지 않고, 겉만 알면서 쉬지 않는 사람들’같으니, 참으로 하늘이 알면 죽일만한(벌할)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종속의 늪에 빠져 있는 궈력 지향적인 무리들의 대오 각성하기 바라는 마음, 어찌 이 늙은 이만의 심정만이겠는가? ‘持滿戒溢, 居高思墜’(지만계일 거고사추: 물이 가득하면 넘칠가를 경계하고, 높은 곳이 있으면 떨어질 것도 생각하라)라는 옛날 선비들이 경계하던 그 말씀도 명심할 일이다.
/연정 김경식(연정교육문화연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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