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화학 구조조정 1호가 될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의 자구안이 논의 1년 만에 첫발을 떼면서 채권단 지원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을 현물출자하고 현금과 차입금을 양사의 합작법인에 넘기는 데에 합의했지만, 그 과정에서 장부에 잠겨 있던 손실이 현실화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남은 설비를 운영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
한편 다른 석화기업 역시 자발적 구조조정을 위해 자문사를 선정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으며, 투자업계는 석화공장에 속한 발전소 자산을 활용한 유동화에 투자 여부를 조율하면서 구조조정의 동력이 될 전망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는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 생산시설에 대한 사업재편 계획에 따라 내년 상반기 신규 합자회사를 출범시킨다. 두 회사는 전날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산업통상부에 사업재편계획 승인 심사,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사전심사를 신청했다.
이들은 2014년 HD현대케미칼을 4대 6의 비율로 합작했는데, 이 회사에 롯데케미칼이 갖고 있던 대산공장을 현물출자하고 추가로 현금과 차입금을 이관시켜 5대 5의 비율로 재출범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재출범 합작법인의 기업가치 평가 등 필요한 추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넘기는 대산공장은 연간 에틸렌 110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고, 기존 HD현대케미칼은 85만 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했는데 대산공장 가동을 일정 기간 가동을 멈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 입장에서는 합작사 보유 지분을 5대 5로 하면서 연결 기준으로 손실이 지분 100% 기준이 아닌 절반만 잡히고 차입금 일부가 넘어가게 되면서 부담을 덜게 됐다. 다만 롯데케미칼은 유상증자 등 추가 현금을 납입해야 하고, HD현대오일뱅크는 HD현대케미칼에 추가 설비와 차입금을 떠안게 된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은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을 통한 자금 지원이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가동을 멈추면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지은지 오래된 대산공장 자산을 재평가해 합작법인에 넘기는 과정에서 처분이익이 발생해 회계상 법인세도 추가된다.
무엇보다 재출범 전인 현재 HD현대케미칼 역시 9월 말 기준 4093억 원의 당기순손실과 3조 9755억 원의 순차입금을 갖고 있는데 여기에 추가로 부담이 더해질 가능성이 높다. 롯데케미칼 역시 지난해 1조 8256억 원 보다는 줄었지만 9월 말 기준 8811억 원의 당기순손실과 7조 1055억 원의 순차입금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대출과 기존 채무 유예가 가장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신한은행 HD현대케미칼은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이다. 상대적으로 HD현대오일뱅크는 재무상황이 나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을 도와 기업가치 산정 등을 논의해 온 회계법인에도 주목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삼일PwC의 최창윤 파트너, HD현대오일뱅크는 삼정KPMG회계법인의 김광석 파트너가 주도했다. 두 파트너는 주로 석화 등 중후장대 업종에 전문성을 갖고 있으며 석화 구조조정 초기부터 물밑 협상을 지원했다.
다른 석화기업 역시 이들을 포함해 주요 회계법인 등 자문사 선정에 착수했다. 여수는 LG화학과 GS칼텍스, 한화와 DL그룹이 합작한 여천NCC가 대상이고, 울산은 대한유화와 SK지오센트릭이 대상이다.
증권사와 사모펀드(PEF) 등은 이들 기업의 생산설비 자체보다는 그 안에 포함된 발전소나 LG화학이 매각한 수처리사업부 등 이들이 보유한 다른 사업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현금 창출능력이 있는 자산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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