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않는 신약개발 의지…제약업계, 파트너사 지원 활발

2025-11-27

제약업계가 신약 후보물질을 이전한 해외 바이오 파트너사에 대한 투자를 잇달아 늘리고 있다. 자금난 탓에 임상 중단 위기에 처한 파트너사에 신규 자금을 투입해 개발을 이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신약 후보물질의 상업화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이 된 투자로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훨씬 더 많은 권리를 확보할 수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069620)은 조만간 미국 파트너사 이온바이오파마와 전환사채를 보통주로 교환하는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이 취득할 수 있는 주식은 최대 2310만 주로 이온바이오 전체 주식(1180만 주)의 약 2배에 달한다. 대웅제약과 대웅이 2023년 기준 이온바이오 지분 21.40%를 보유하고 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로 사실상 경영권 확보도 할 수 있다.

이번 지분 교환은 대웅제약이 기술이전한 보툴리눔 톡신 ‘ABP-450(나보타)’의 임상·허가를 이어가기 위한 결정이다. 이온바이오는 2019년 대웅제약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미국·유럽 등에서 편두통 예방 등을 적응증으로 ABP-450 임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글로벌 임상 2상 중간 분석에서 실망스런 결과가 나왔고 현재는 애브비 ‘보톡스’의 바이오시밀러로 개발 방향을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이온바이오는 자본잠식에 빠져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로브 밴크로프트 이온바이오 대표는 “대웅제약 및 기관투자가들과의 금융 거래를 통해 ABP-450 개발 프로그램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혀 개발을 이어갈 계획임을 밝혔다.

한미약품(128940)도 이달 19일 캐나다 바이오기업 앱토즈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앱토즈는 2021년 한미약품으로부터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후보물질 ‘투스페티닙’을 약 5000억 원 규모로 도입했다. 하지만 임상 개발에 필요한 현금 흐름이 악화돼 올 4월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됐다. 한미약품은 1/2상 병용임상을 이어가기 위해 이 회사 지분 전량을 인수키로 결정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투스페티닙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긍정적 임상 데이터가 중단 없이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업계가 파트너사에 이전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을 이어가는 것은 상업화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성공했을 경우 얻는 과실도 더 커질 수 있다. 실제 유한양행(000100)은 미국 소렌토와 합작해 이뮨온시아를 설립한 후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IMC-001’과 ‘IMC-002’ 개발을 진행했다. 하지만 소렌토가 2023년 파산신청을 하자 이 회사가 보유한 이뮨온시아 지분 전량을 사들였다. 이뮨온시아는 올 5월 코스닥에 상장해 유한양행은 투자 평가이익 2000억 원 이상을 거뒀고 항암제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리가켐바이오(141080)도 2021년 영국 익수다에 항체약물접합체(ADC) ‘IKS014(LCB14)’를 기술수출한 이후 임상이 지지부진하자 올 3월 경영참여 목적으로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임상 1상을 이어가 최근 긍정적 결과를 발표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해외 중소형 바이오텍 중 임상 후기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자금 리스크로 개발을 멈추거나 반환하는 사례가 있다"며 “개발 중이던 물질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면 기술이전한 기업이 자금을 투자해 더 높은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도 투자 전략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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