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1세대 목회자들 은퇴 증가
담임 목사 등 세대교체 활발
세대, 언어, 문화 변화 반영
이민 교회 새로운 역할 기대
LA를 비롯한 남가주 지역 한인 교회마다 목회자들의 세대교체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한인 이민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던 1세대 목회자들의 은퇴 시기와 맞물리면서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한인 교계에 따르면 최근 남가주사랑의교회, 주님의영광교회, 미주평안교회, 주님세운교회, 주님의빛교회, 베다니교회, 인랜드교회 등이 현재 목회자 청빙 과정에 있거나 새롭게 담임목사를 선임하고 있다.
교인 수가 2000명 이상인 대형교회는 물론이고, 중소형 교회들도 리더십 교체를 통해 변화를 꾀하고 있는 셈이다. 세대교체의 키워드는 ‘40대 기수론’이다. 한인 이민교회마다 고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언어와 문화적으로 세대 간 괴리가 생겨나면서 두 세대를 통합하고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목회자를 선호하고 있다.
LA 지역 대형교회 중 하나인 주님의영광교회는 46세의 김인찬 수석 부목사를 지난 22일 공동 담임목사로 선임했다. 사실상 현재 담임을 맡고 있는 신승훈 목사의 후임자인 셈이다.
토런스 지역 주님세운교회도 오는 3월 신용환(49) 목사가 담임으로 세워진다. 오는 3월 은퇴를 앞둔 이 교회 박성규(69) 목사는 “영성과 복음적인 설교를 하는지 아닌지와 함께 무엇보다 젊은 목사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었다”며 “교회의 미래를 내다봤을 때 주변 교회들과 연합할 수 있고, 젊은 교인들과도 함께 사역하려면 이제는 40대 목회자가 담임으로 세워져야 한다고 교인들도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렌지카운티 지역의 대표적 대형교회인 남가주사랑의교회도 현재 담임목사 청빙 과정에 있다. 특히 이 교회는 한인 2세 등을 위한 차세대 예배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중 언어에 대한 중요성도 자격 중 하나로 꼽고 있는 가운데, 후보 선정은 마무리된 상태다.
이 교회 집사회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다음 세대 사역이 중요해지다 보니 영어 구사 능력까지 갖춘 40대나 적어도 50대 초반의 목회자들이 후보 물망에 올랐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미 남가주 한인 교계의 경우 1세대 중심으로 운영되던 나성영락교회(박은성 목사), 동양선교교회(김지훈 목사), ANC온누리교회(김태형 목사), 충현선교교회(국육권 목사), 세계등대교회(김도일 목사), 토렌스제일장로교회(고창현 목사), 토렌스조은교회(김우준 목사) 등 유수의 중대형교회들도 지난 수년 사이 청빙 당시 40대 목회자를 잇따라 세우면서 한인 교계의 세대교체 진행을 알린 바 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LA 한인타운의 미주평안교회도 내달 2일 새로운 담임목회자를 결정하기 위한 교인 투표를 진행한다. 담임목사 후보는 현재 47세의 사역자다. 이 교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담임목회자 청빙 과정을 진행했는데, 총 43명의 목회자가 지원했다. 대부분의 지원자는 50대 미만의 목회자였다.
이 교회 원로인 송정명(81) 목사는 “LA나 남가주뿐 아니라 미주 전역의 한인 교회들이 대부분 40대 목회자를 세우며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동안 이민 교회가 1세 목회자들의 헌신, 섬김, 희생 등으로 운영됐지만, 이제는 한인 이민 사회도 많이 변했기 때문에 젊은 세대 사역자들이 새로운 철학과 시각을 통해 이민 교회들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세대교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인 교계 한 목회자는 “1세 중심의 교회들은 이민 사회가 구성되는 데 있어 구심점 역할을 하며 교인들이 잘 모였지만, 그런 부분은 많이 약화될 것 같다”며 “또 젊은 목회자들은 1세 목회자들과 같은 희생보다는 실용적이고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사역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민 교회의 역할, 색깔 등이 많이 바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미국 교계의 경우도 데이비드 플랫(45·맥린바이블교회), 케빈 드영(47·그리스도언약교회), 매트 챈들러(49·더빌리지교회), 주다 스미스(46·Churchome) 등 40대 목회자들을 세워 변화를 꾀하고 있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