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이 대통령실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있다. 대통령실 앞은 지지자들의 화환이 줄지어 도착했다. 주민들은 ‘쓰레기 무단 투기’라며 용산구청에 민원을 넣었다.
1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은 지지자들이 주문한 화환을 배달하는 트럭으로 혼잡했다. 오후 1시쯤 60여 개였던 화환은 오후 4시쯤에는 200개를 훌쩍 넘어섰다. 화환에는 “윤 대통령을 지키는 게 나라를 지키는 길” “당신 뒤에는 국민이 있다, 윤 대통령 만세” “탄핵 남발은 내란 행위다” 등 문구가 적혀 있다.
꽃을 배달하는 기사들은 주문을 받아서 배달한다면서도 ‘자괴감’을 느낀다고 했다. 강남에서 꽃 배달을 온 기사 A씨는 “총선에 부정 선거가 있었다면 지난 대선 표 차이부터 다시 보라고 해라”며 “이렇게 밥 벌어 먹고사는 내가 쪽팔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압수수색에 관심이 쏠리면서 대통령실 인근을 촬영하려는 유튜버들과 대통령 경호 인력의 마찰도 있었다. 한 유튜버는 오토바이를 타고 대통령실에 접근한 뒤 촬영을 시도하다가 경호 인력에 제지당해 “윤석열 지지 화환은 되고 내가 촬영하는 것은 안 되냐”며 반발했다.
인근 지역 상인들은 대통령실 앞 놓인 화환이 ‘쓰레기 무단 투기’라며 용산구청에 민원을 넣었다. 인근 지역에서 장사하는 B씨는 “화환 사진을 찍어서 용산 구청에 두 차례 민원을 넣고, 전화도 3번 이상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혐오 쓰레기로 용산 구청에 신고했는데도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C씨는 “나에게도 화환 의뢰가 왔지만 거부했다”며 “경찰이 사실상 화환 세팅을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 눈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불편을 호소했다. 이 지역에서 약 40년 살았다는 김모씨(68)는 “같은 국민인데 어떻게 생각이 이렇게 다르냐, 울화통이 터져 죽겠다”며 “화환을 다 불태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역 주민 D씨도 “오토바이, 차량도 못 들어오게 하고 불편하다”며 ”엉뚱한 대통령을 뽑아서 이게 무엇이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