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북극항로 : 위험은 관리할 수 있고 기회는 현실이다

2025-12-03

해양수산부 장관에 취임한 이후 자칭 ‘북극항로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계기에 우리나라가 또 한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북극항로 개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국민께 설명해 드리고 있다. 그럴 때마다 ‘정말로 북극항로에서 배가 운항이 가능한지’에 대해 질문을 자주 듣는다.

북극항로는 이미 배가 다니는 항로다. 지난 9월 12일 중국 하이제해운 소속 ‘이스탄불 브릿지’호는 중국 닝보항을 출발해 영국 펠릭스토우항에 20일 만에 도착했다. 중국 컨테이너선사인 뉴뉴쉬핑은 북극항로를 지난해에는 14항차, 올해는 22항차나 이용했다. 현재는 여름철에만 북극항로 운항이 가능하나, 많은 연구는 운항 가능 시기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처럼 북극항로는 항로의 기능을 하고 있으며, 북극항로를 둘러싼 강대국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또 자주 듣는 질문은 환경 문제다. 북극항로 운항이 북극해의 얼음 면적을 축소한다는 게 주된 오해인데, 북극해의 이미 해빙된 구간에서 운항하는 것인 만큼 사실과 다르다. 게다가 북극항로에서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 극지방 운항 규범(Polar code)에 따라 청정한 선박 연료를 사용해야 한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가진 우수한 조선 기술을 활용해 무탄소 친환경 선박을 북극항로에 투입한다면, ‘지속가능한 북극항로 이용’을 현실화할 수 있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미국·유럽연합(EU) 등의 대(對)러시아 제재는 우리나라 기업의 북극항로 진출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국제 관계는 늘 유동적이다. 냉전이 한창인 1970년대에 미국 닉슨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했고, 노태우 정부는 1990년대에 당시까지도 적성국이었던 소련과 전격적으로 수교를 맺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러시아 관계, 러시아-EU 관계도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회복될 수 있다. 북극항로 개척의 기회가 다가왔을 때, 실기(失期)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북극항로 진출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정부는 해양수산부를 북극항로 진출 거점인 부산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은 단순한 기관 이전이 아니라 북극항로 진출에 대한 정부의 의지이자 북극항로를 가능성에서 현실로 바꾸기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북극항로추진본부’를 해양수산부 내에 신설하고 단계적 로드맵도 발표할 예정이다. 북극항로 개척으로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비상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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