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산하 기관장 줄줄이 공석…정책 집행 차질 빚나

2025-02-20

출판·관광·콘텐츠 등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핵심 공공기관의 기관장 공석이 길어지고 있다. 앞서 현 정부의 늑장 대처에 이어 이번에는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불거지면서 문화 정책 집행에 차질이 예상된다.

20일 문화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마포구 서울경제진흥원에서 진행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5년 사업설명회는 200여 명의 출판 업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을 보였지만 내용적으로는 위축됐다. 3년 임기를 마친 전 원장이 지난해 12월 즉각 퇴임하고 대신 직무대행이 행사를 이끈 이유가 컸다.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어느 때보다 대한민국 문학과 출판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에서 출판진흥원장이 공석인 것은 타격이었다. 더욱이 후임 원장 선임 시기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 원장 자리가 언제 채워지느냐는 한 업계 인사의 질문에 출판진흥원 측은 “지금 상황이 아시다시피 어려운 부분이 있다. 문체부와 소통을 하고 있다. 빨리 절차를 거쳐 선임해서 정상화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체부 산하 기관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한국관광공사다. 한국관광공사는 전 사장이 지난해 1월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이유로 임기 도중에 사퇴한 뒤 지금까지 무려 14개월 여 동안 대행이 업무를 맡고 있다. 그동안 대통령실 관련 ‘낙하산’ 지적을 받은 한 인사가 사장 공모 신청을 했다가 철회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해를 넘겼지만 관광공사 사장 공석 상황은 여전하다. 이제는 공사 내 본부·실장급에서도 공석이 늘고 있다. 문체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관광 시장 확대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정작 최일선에 서야 할 관광공사는 수장도 없는 상태인 것이다.

이와 함께 방송·웹툰·게임 등 문화 콘텐츠 산업 전반을 관장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지난해 9월 전 원장이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후 새로운 원장 임명 없이 대행이 맡고 있다. 또 우리말과 관련한 국립국어원, 해외 한국어 전파를 담당하는 세종학당재단도 지난해 가을에 원장과 이사장이 각각 퇴임하고 후임이 오지 않았다. 올 들어서는 광주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당장이 퇴임하고 후임은 미정이다.

임기를 마친 기관장들의 퇴임이 계속될 예정이지만 후임자 임명은 답보 상태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장 인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대통령실이 아니라면 부처 주도로라도 인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새로운 정부에서 임명할 수 있도록 오히려 지금 자리를 비워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관광 업계 관계자는 “관광공사 사장이 지금 임명되고 정권이 교체된다면 새 정권에서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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