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칼바람…롯데, 고강도 쇄신 '조직 슬림화·세대 교체' 방점

2024-11-28

롯데그룹이 위기 극복을 위한 고강도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조직을 슬림화해 경영 체질을 개선하는 한편 전문성을 갖춘 젊은 최고경영자(CEO)를 전면 배치해 지속가능성을 제고한다. 고착화된 정기 임원 인사 제도를 깨고 수시 인사 체제로 전환해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한다.

28일 발표된 롯데그룹 임원인사 방향은 △경영체질 혁신과 구조조정 △내부 젊은 인재 중용과 외부 전문가 영입으로 압축된다. 전체 임원 중 22%가 퇴임하면서 그룹 전체 임원 규모는 작년 말 대비 13% 줄었다. 그룹 전반의 불확실성을 촉발한 화학군은 전체 임원의 약 30%가 짐을 쌌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1년 임원 인사보다 더욱 큰 폭의 쇄신이다. 과감한 인적 쇄신을 통해 경영 체질을 바꾸고 '신상필벌' 원칙을 통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부회장 승진자는 없으며 사장 승진도 노준형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이영준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2명에 그쳤다.

과감한 체질 개선을 위한 세대 교체도 가속화한다. 이번 인사에서 60대 이상 계열사 CEO 8명이 퇴진했으며 60대 이상 임원의 50% 이상이 퇴임한다. 화학군의 경우 대대적인 쇄신을 위해 60대 이상 임원 80%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빈 자리는 경영 역량과 전문성이 검증된 70년대생 젊은 인재들이 채운다. 연공서열을 파괴하고 능력과 성과 중심의 젊은 리더십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김동하 롯데면세점 신임 대표를 비롯해 황민재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 박경선 롯데엠시시 대표, 윤원주 롯데중앙연구소장, 김승욱 롯데벤처스 대표 등 12명의 신임 CEO가 전진 배치된다.

세대 교체 가속화와 함께 오너 3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의 존재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그는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신사업·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특명을 받았다.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의 성공적 안착, 핵심 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 주도하며 지속 성장의 토대를 마련한다.

외부 수혈 기조는 올해도 유지한다. 내달 11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 전문가를 새로운 대표로 영입한다. 바이오CDMO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업 역량을 키우고 의약품 수주 확대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롯데는 정기 임원 인사 체제를 폐지하고 수시 임원 인사 체제로 전환한다. 진한 성과를 거둔 계열사 대표와 임원은 적시에 교체하고 필요한 인재는 수시로 적극 영입해 난국을 타개하겠다는 구상이다.

롯데그룹은 인사 발표를 통해 “임원 규모 대폭 축소와 조직 슬림화를 통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제고한다”며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사업의 속도감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수시 임원인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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