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켠 태광그룹, 계열사 35% 늘리고 인수전 줄줄이 참전

2025-12-02

태광그룹이 올해 들어 계열사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20개의 비교적 적은 계열사를 유지해 왔는데, 올해만 7개 소속회사를 추가했다. 동시에 생활용품, 부동산펀드 운용사, 호텔, 조선사 인수에 나서며 그룹의 체질을 통째로 바꾸는 작업에 돌입했다.

3일 데이터뉴스가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규모기업집단 소속회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11월 1일 기준 태광그룹의 소속회사는 27개로 집계됐다.

태광그룹은 그동안 소속회사 수를 20개 이하로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1년 새 소속회사를 7곳(35.0%) 늘리며 과거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태광그룹의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 11월 88개 대기업집단 중 61위에 해당했으나 올해 11월에는 92개 대기업집단 중 44위로 상승했다.

올해 추가된 7개 소속회사 중 4곳(흥국리츠운용, 흥국코어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태광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티시스염창피에프브이로)이 특히 부동산 개발·공급 관련 법인이다. 금융 부동산, 개발사업 강화 전략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설립돼 소속회사로 편입된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 티투프라이빗에쿼티도 눈에 띈다. 티투프라이빗에쿼티는 태광산업,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이뤄 애경산업 인수전에 참전했다.

이밖에 영화·방송 프로그램 제작사 스튜디오브레이브, 의약·의료용품·화장품 도매업 법인 실 등이 새롭게 편입되며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소속회사 급증 흐름은 단순한 숫자 증가가 아니라 그룹이 추진 중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인수합병(M&A) 드라이브의 결과로 풀이된다.

태광그룹은 섬유·석유화학 중심의 기존 사업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강화하는 대신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째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태광그룹이 그룹 체질 개선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공격적 인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태광산업·티투프라이빗에쿼티·유안타인베스트 컨소시엄은 4700억 원을 들여 애경산업 지분 63.12% 인수 본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컨소시엄에 2350억 원을 출자해 애경산업 지분 31.56%를 확보한다.

태광산업은 또 지난달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호텔 인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금은 2500억 원에 달한다.

태광그룹 계열 흥국생명은 국내 1위 부동산펀드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생명과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입찰서에 1조 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태광산업이 미국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함께 지난달 컨테이너선, 가스운반선 조선사 케이조선(구 STX조선)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본입찰은 내년 1월 예정이며, 거래규모는 50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태광그룹이 이들 4개 대형 인수전에 투입했거나 투입 예정인 금액은 2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대규모 거래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태광그룹의 자금 여력이 관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 태광산업이 주주이익 침해 논란을 빚은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EB) 발행 계획을 철회하면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태광산업은 지난 6월 신사업 추진 자금 조달을 위해 EB 발행을 통해 3186억 원을 마련하기로 했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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