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출발 더딘 한국… 통신3사 움직일 유인책 절실

2025-11-25

미국·중국 등 글로벌 시장선 6G 경쟁 본격화… 43개국서 5G SA 모드 도입

국내 전국망은 5G NSA 중심… 이통3사, 투자 효율성 이유로 SA 전환 미뤄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6G(6세대 이동통신)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는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 고도화에도 지연이 이어지면서 산업 경쟁력이 크게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AI(인공지능) 강국인 미국과 중국에 이어 일본·영국·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6G 전환을 위한 기술 고도화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5G SA(단독모드)는 현재 전세계 43개국에서 도입된 상태다. 5G SA는 4G(LTE)망 지원 없이 5G 기술로만 이동통신 서비스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는 6G 시대에 대비한 주파수 재편 논의가 본격적으로 불붙고 있으며 중국 통신사들은 이미 작년에 5.5G 서비스를 100개 도시에서 상용화했다. 5G SA의 성능을 개선한 통신 기술이 5.5G로, 이는 5G보다 속도가 10배 빠르다.

유럽 역시 EU(유럽연합) 주도의 '6G 플래그십'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공공 연구와 산업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6G 표준화가 5G SA를 전제로 논의되고 있고, 6G 충족 요건 대다수가 5.5G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전세계적으로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국내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6G 전환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SA 기반 서비스의 핵심으로 불리는 네트워크 슬라이싱도 국내에서는 사실상 상용화되지 않았다. 국내 전국망은 현재 5G NSA(비단독모드) 중심으로 구축됐는데, 이는 통신 코어망은 4G(LTE)를 쓰고 무선망은 5G를 쓰는 형태다.

이에 SK텔레콤(SKT)과 LG유플러스는 5G SA 핵심 기술은 보유하면서도 투자 효율성을 이유로 전환을 추진하지는 않고 있다. KT만 5G SA 전국망을 구축했지만 적용 범위는 음성통화 수준에 그친다.

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통신3사는 AI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연구 개발비 투자 비중이 매출 대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SKT의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2682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2.14%였다. KT의 경우 2804억4200만 원으로, 전체 매출의 1.31%였다. LG유플러스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연구개발비는 1065억3600만 원으로 매출과 비교하면 0.92% 수준에 불과하다.

6G를 구현하기 위해선 통신사 자체 AI 역량이 필수적인데, 통신3사 모두 연구 개발비 투자에서조차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해킹 사태 여파로 고객 보상과 마케팅 등 관련 비용이 발생하면서 통신업계 전반의 현실적인 재정 여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AI 3대 강국'을 핵심 목표로 내세우며 2028년 6G 시범 서비스 후 2030년 상용화를 이루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6G 로드맵과 업계의 현장 실행력 사이에 큰 괴리가 나타나면서 업계에서는 정부가 통신3사의 5G SA 도입 등 관련 투자와 개발을 이끌어낼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6G 상용화 이전에 통신사가 경쟁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마련돼야 한다"며 "LTE용 주파수의 가치를 재산정하는 등 관련한 선제적 체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소극적인 AI 통신 인프라 구축이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신3사가 자체 기술 역량을 확보하기보다는 글로벌 빅테크에 AI 서비스 영역을 의존하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통신3사는 MS(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해외 기업과 협업해 AI 기반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런 구조가 고착화되면 기술력 의존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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