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골프 국가대항전에서 한국에 결정적인 패배를 안긴 일본 야마시타 미유의 스윙 비법은 겨드랑이 밀착이었다. 야마시타는 팔이 몸통과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겨드랑이에 클럽 헤드커버를 낀 채 오랜 시간 스윙 연습을 했다.
지난 25일 경기 고양시 뉴코리아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국가대항전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 셋째 날 경기에서 한국은 마지막 홀 직전까지 4강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이날 일본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벌인 한국은 먼저 경기를 마친 고진영·유해란 조가 일본의 후루에 아야카·다케다 리오와 비겼고, 김효주·최혜진 조도 17번 홀까지 야마시타·사이고 마오 조와 동점을 이루고 있었다. 그대로 경기를 마치면 앞선 경기에서 승점을 더 많이 쌓은 한국이 조 2위로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18번 홀(파4)에서 야마시타가 한 방을 터뜨렸다. 두 번째 샷을 홀에서 1m 남짓한 거리에 붙인 것이다. 최혜진과 김효주가 차례로 버디 퍼트를 실패한 뒤 야마시타가 가볍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승리를 가져갔고, 한국은 승점 0.5점 차로 탈락했다.
30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홈페이지를 보면 야마시타는 티샷 비거리 부문에서는 평균 246.63야드로 143위에 불과하다. 대신 드라이브 정확도(81.96%)는 2위다. 티샷 비거리가 짧은 만큼 두 번째 샷을 다른 선수들보다 긴 클럽으로 해야 하는데도 그린 적중률(73.19%)은 20위다. 그린 적중 시 퍼트 수(1.75개)는 5위, 라운드 당 평균 퍼트 수(29개)는 8위다.
그만큼 샷이 정확하다는 의미다. 이에 힘입어 티샷 비거리가 짧은데도 버디 수(304개) 5위, 평균 타수(69.95타) 5위를 달리고 있다.

야마시타가 이처럼 정확한 샷을 구사하는 비결은 그의 연습 모습에서 일부 파악할 수 있었다. 야마시타는 인터내셔널 크라운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22일 오후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팔이 몸통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겨드랑이에 클럽 헤드커버를 낀 채 오랜 시간 스윙 연습을 했다.
겨드랑이에 헤드커버나 장갑을 끼고 스윙 연습을 하는 것은 다른 선수들도 많이 하는 것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과거 오른쪽 겨드랑이에 장갑을 끼고 연습 스윙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오른팔이 이른바 ‘플라잉 엘보’(백스윙때 오른팔이 몸통에서 떨어지는 것)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한때 우즈를 제치고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던 비제이 싱(피지)은 왼쪽 겨드랑이에 장갑을 끼고 스윙 연습을 했다. 싱은 이를 통해 팔과 몸통의 유기적인 조화를 이뤄내 샷의 일관성을 높였다고 한다.

야마시타의 연습 방법이 이들과 다른 점은 양쪽 겨드랑이에 동시에 헤드커버를 낀 채 스윙 연습을 한다는 것이다. 야마시타는 양쪽 겨드랑이에 헤드커버를 낀 채 스윙을 하면서도 어드레스 자세부터 백스윙 톱은 물론 피니시 때까지 떨어뜨리지 않았다. 양팔과 몸통이 스윙 시작 때부터 끝까지 하나를 이뤄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