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계약서 쓰면 대출 6억원 가능한가요?”
정부와 여당이 과열되고 있는 수도권 집값을 억제하고자 이번 주 안으로 ‘6·27 대출 규제’, ‘9·7 공급 대책’에 이은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기로 하면서 13일 대출 수요자들이 주택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출 한도가 다시 줄어들까봐 가까운 시일 내 주택 구입을 계획해둔 수요자들이 분주해진 모양새다.
A씨는 13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 “토요일에 매수 가계약금을 넣었는데 규제 이야기가 나와서 매우 불안하다”며 “잔금은 2월 초인데 정부 발표 전 오늘 저녁이라도 계약금 넣고 (계약서) 작성하면 1월 말에 6억원 대출 실행이 되는 것이 맞나”라고 질문했다.
이번 주 발표 예정인 정부의 추가 대출 규제에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4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시중에 나돌면서 ‘종전 규정’ 적용을 위해 본계약 시점을 앞당겨야 하는지 물어본 것이다.
실제로 이날 은행과 대출 모집인에게 대출 문의가 쇄도했다.
한 대출모집인은 “현재 주택담보대출 한도인 6억원으로 자금 계획을 세웠는데 한도가 4억원으로 줄면 부족한 금액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는지 등을 많이 묻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으로도 “계약서를 미리 써야 하느냐” “가계약만 해도 대출이 나오느냐” 등의 문의가 잇따랐다.
부동산 중개소에선 계약을 앞당기자는 요청도 이어졌다. 서울 광진구의 한 공인 중개사는 “대출 한도가 줄어들까봐 이번 주말 계약서를 쓰기로 했는데 일정을 당겨서 이번주 초에 하자고 연락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추가 대책은 이번 주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세부적인 규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연간 소득에서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강화하거나 전세대출까지 DSR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에만 적용 중인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확대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신용대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으면 규제지역에서 1년 이내 주택 구입을 하면 안 된다는 추가 약정을 한다”며 “규제지역이 추가될 수도 있는 상황이니 새로운 규제안이 나오기 전 신용대출을 받아 두려는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