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내년도 힘들다”…해외 시장 ‘정조준’

2024-12-17

고물가·경기침체에 정치적 리스크까지 소비 위축 불가피

국내 성장 한계…아시아 넘어 중동·인도·유럽 등 공략 가속화

패션업계가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에 탄핵 정국 등 정치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내수시장이 더 위축될 것으로 보고 국내 대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F는 대표 브랜드 헤지스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헤지스는 내년 브랜드 론칭 25주년을 맞아 ‘글로벌(Global)’과 ‘영(Young)’ 키워드에 방점을 찍고 글로벌 1조원 브랜드로의 포지셔닝을 굳건히 한다는 방침이다.

프리미엄 원단 적용을 통한 품질 고급화, 글로벌 유통 채널 확보 등의 전략들을 진행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1조 캐주얼 브랜드로서의 프리미엄을 공고히 한다는 각오다.

특히 글로벌 공략 무대를 아시아를 넘어 중동, 인도, 유럽까지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내년에는 남성캐주얼·여성캐주얼·영 라인·골프 등 다양한 버티컬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토탈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각 버티컬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LF 관계자는 “헤지스의 코어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면서 패밀리 브랜드로서의 포지셔닝은 더욱 확실히 하되 영 라인, 골프 등 각 특성이 뚜렷한 버티컬 카테고리에서의 상품력 강화를 위해 신규 CD 영입, 신규 라인 론칭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글로벌 브랜드 준지는 전세계 패션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중국을 필두로 해외 매장을 연이어 오픈하며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중국 최고의 럭셔리 백화점인 ‘SKP 베이징과 청두점’에 팝업 매장을 연 데 이어 하이엔드 백화점인 ‘REEL 상해점’에 단독 매장을 마련했다.

또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며 유럽 지역에서도 사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은 스파(SPA) 브랜드 에잇세컨즈의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앞서 삼성물산은 IR 자료를 통해 올해 중점 전략 중 하나로 에잇세컨즈의 내년 해외 진출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에잇세컨즈의 글로벌 진출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시기와 진출 지역 등에 대해 정해진 게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코오롱FnC는 글로벌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의 중국·일본에 대한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만큼 내년 봄·여름(SS) 시즌부터 공략을 본격화한다.

중국은 기존의 코오롱FnC가 선보이는 지포어의 상품은 물론 라이프스타일 신발과 액세서리를 중심으로 현지 럭셔리 브랜드로의 도약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일본의 경우 긴자 식스 등 프리미엄 쇼핑몰 내의 매장 오픈에 집중하며 5년 내 주요 도시 내 12개 지점에 입점할 예정이다.

패션업계가 해외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국내 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물가·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까지 더해지면서 내수 침체의 늪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4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전월보다 1.0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23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의미로,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고 해석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내수 침체에 이상고온 현상까지 맞물리면서 올해 의류 판매가 주춤했다”며 “해외 시장, 포트폴리오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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