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는 정해진 이닝 같은 공격 기회로 승패를 가르는 종목이다. KBO리그에서는 모든 팀이 한 시즌 144경기를 치르고 승률 순으로 마지막 줄을 선다.
모든 팀에 적용하는 규정과 규칙이 존재한다. 공정한 싸움이 가능한 평평한 그라운드를 만들기 위한 장치들이다. 그런데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인력으로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서 각 팀의 유불리도 발생한다. 예컨대 ‘우천취소’가 간절한 상황에서 때맞춰 비와 함께 고비를 자주 넘어가는 팀이 나온다. 반대로 근소하게 리드를 당하는 흐름에서 ‘강우콜드’로 허무하게 1패를 떠안게 되는 팀도 나오게 된다.
KBO리그 비디오판독 또한 공정이 화두가 돼 탄생한 합의 물이다. 오심도 경기 일부라는 체념적 시각에서 벗어나 오심이 승부에 작용하는 범위를 최소화하려는 제어장치 같은 것이다.
그런데 비디오판독을 두고도 각팀 시선에서는 결과적 유불리는 달리 계산하게 된다.
올시즌 비디오판독 평균 번복률은 9일 현재 29.66%로 약 10번 중 3번 각팀 벤치 요청으로 판정 결과가 바뀌었다. 그러나 평균은 평균일 뿐 각 팀의 비디오판독 번복률에는 적잖은 차이가 있었다.
시간을 살짝 돌려 지난 3일 기준으로 SSG는 77차례 비디오판독을 요청해 29차례 결과를 바꾸며 10개구단 최고인 37.66%의 번복률을 기록했다. 반면 한화는 66차례 신청 중 13차례 원심을 뒤집어 번복률은 전체 최저인 19.70%였다.

SSG에 이어 키움(36%)과 삼성(33.96%), LG(32.86%), KIA(30.77%) 등이 번복률이 높았고, 한화 다음으로는 KT(20.69%), NC(27.27%), 두산(28.57%), 롯데(28.99) 등이 번복률이 낮았다. 롯데 번복률이 전체 평균에 가장 가까웠다.
각자 입장에 따라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 것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종종 있다.
우선 한화와 KT처럼 번복률이 낮았던 팀은 비디오판독 본연의 기능을 백분 활용하지 못한 대목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반대로 SSG와 키움, 삼성처럼 번복률이 높았던 팀은 불리하게 나온 원심을 바로잡는 순간에는 희열을 느낄 수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비디오판독 기회를 상대적으로 박탈당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정규이닝 동안 양 팀은 두 차례씩 비디오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 그리고 두 번 다 원심이 번복돼야 한 번 더 판독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결과를 자주 번복시킨 팀은 원심이 정확했다면 판독 기회를 아낄 수 있었을 것으로 해석을 할 수 있다.
모든 팀이 매주 시리즈별로 다른 팀을 만나듯, 심판위원들과 만남도 조편성에 따라 불규칙해진다. 누군가의 편향성을 거론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
다만 비디오판독 요청과 번복 장면에 따른 나비효과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모두 타구가 같은 바람을 타고 갈 수 없듯, 비디오판독에서도 팀별 ‘희비 지수’가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