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우수선수(MVP) 김도영(22·KIA)이 올해 3번째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 이탈했다. 정규시즌 복귀는 이제 없다. KIA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고 하더라도 김도영의 복귀 여부는 불확실하다. KIA는 일단 회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심리적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KIA가 전반기 힘겹게 중위권 싸움을 벌이던 중에도 후반기 희망을 키울 수 있었던 건 김도영이 복귀한다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그런 김도영이 복귀 후 3경기 만에 다시 이탈했다. KIA는 김도영이 시즌 아웃 판정을 받고 이후 2경기를 내리 졌다. 8일 NC전 경기 중후반까지 접전 하다 1점 차로 졌다. 10일 NC전은 5-0으로 앞서던 경기를 12-16으로 역전패했다. 김도영의 부상 이탈이라는 대형 악재에다 연패까지 겹쳤다. 흐름이 좋지 않다.
김도영이 빠진 3루수 자리를 어떻게 메울지가 일단 현실적인 고민거리다. 이범호 KIA 감독은 김도영을 지난 5일 복귀전부터 선발 3루수 3번 타자로 기용했다. 김도영이 3루를 맡아 줘야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3루수 김도영’ 카드를 앞으로 쓸 수 없는 만큼 남은 자원 중에서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1옵션이다. 1·3루를 오가던 위즈덤이 김도영 없이 치른 지난 8, 10일 NC전은 2경기 연속 선발 3루수로 나갔다. 위즈덤이 3루를 맡아줘야 오선우를 1루에 세우면서 현 전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즈덤이 1루로 들어간다면 3루는 공격력이 떨어지는 박민 등을 세울 수밖에 없다. 위즈덤이 1루로 들어가면서 오선우를 벤치에 앉히거나 외야로 보낸다면 그 또한 연쇄 작용으로 타격이 약해질 수 있다.
후반기 1할대 타율로 심각한 부진에 허덕이던 위즈덤이 일단 반등 조짐을 보인 건 긍정적이다. 위즈덤은 10일 NC전 5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2회 2점 홈런에 이어 6회 2루타를 때려내며 장타를 2개 기록했다.
위즈덤의 반등을 전제로 다른 야수 자원들의 고른 활약 또한 필요하다. 6월 KIA의 상승세를 이끌던 백업 자원들이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크게 떨어졌다. 오선우와 박민이 1할대 타율에 허덕이고 있고, 6월 0.375 고타율로 타선의 활력소 역할을 하던 고종욱도 올스타 휴식기 이후 14경기에서 타율 0.268에 그치고 있다. 위즈덤을 3루수로 기용하며 공격력을 극대화한다는 계산도 이들 자원들이 어느 정도 회복해줘야 의미를 찾을 수 있다.
KIA는 올 시즌 내내 주축들의 부상에 신음했다. 김도영의 복귀로 간신히 완전체를 갖췄는데, 그 김도영이 다시 빠졌다. 김도영의 빠진 자리를 온전하게 메우는 건 어느 구단에도 쉽지 않은 과제지만, 남은 시즌 김도영 없이 어떻게든 치러낼 수밖에 없다.
11일 현재 KIA는 50승 4무 50패로 딱 승률 5할을 기록하며 6위에 올라 있다. 5위 KT와 1경기, 4위 SSG와 2경기 차다. 동시에 7위 NC에 0.5경기, 8위 삼성에 2경기 차로 쫓기는 처치이기도 하다. 빠르게 연패를 끊고 침체한 분위기를 수습하지 못한다면 5강 재진입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어려워진다. KIA는 이날 1군 투수·배터리 코치진을 개편했다. 최근 불펜 부진이 워낙 컸다. 코치진 개편을 시작으로 선수단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의지 또한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