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미국 빈 자리 메운 중국…거액 지원 약속에 연일 생존자 구조

2025-03-31

구조대 급파·미국 7배 지원 약속

군정과 우호 관계 비판 받았으나

지진 계기 인도주의적 명분 쌓아

중국이 미얀먀 지진 현장에 대규모 인력을 급파해 구조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국제개발처(USAID) 해체 여파로 발 묶인 미국과 대조적이다.

중국 다국어방송 중국국제텔레비전네트워크(GCTV)와 인민망 등에 따르면 미얀마에 파견된 중국 구조대가 31일 오전 7시 15분쯤 만달레이의 붕괴된 아파트 잔해에서 65시간 넘게 갇혀 있던 29세 여성을 구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중국 구조대가 구조 작업 돌입 13시간 만에 구해낸 네 번째 생존자이다. 중국 구조대는 앞서 이 현장에서 60대 여성, 5세 어린이, 임신부를 구출했다.

미얀마 인접국인 중국은 지난 28일 미얀마에서 7.7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가장 발빠르고 광범위한 지원을 보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진 발생 직후 “진심 어린 위로를 표한다”는 메시지를 발표했으며 긴급 인도적 구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미얀마 군정 수장 민 아웅 흘라잉에게 애도 전문을 보냈다.

중국은 이후 126명의 구조대와 탐지견, 의료 키트, 드론, 지진 감지기 등의 물자와 인력이 지진 발생 이튿날인 29일 미얀마 네피도 군 공항에 도착해 30일부터 구조 작업에 투입됐다. 홍콩도 미얀마에 51명의 수색·구조 인력을 파견했다.

중국은 또 미얀마 지진 구호를 위해 1억 위안(약1400만달러·206억원) 규모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양곤 주재 미국 대사관이 “미얀마 인도주의 단체를 통해 최대 2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 중국은 이보다 7배가 많은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유엔이 약속한 500만 달러보다 2.8배 더 크다.

중국의 행보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지진 발생 나흘이 지나도록 구조대 파견 여부도 결정하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얀마 군정의 도움 요청에 “우리는 도울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조대 파견 등의 조치 여부는 전해지지 않는다.

EU도 기후변화 감시용 ‘코페르니쿠스 위성’을 통해 긴급 구조대에 관측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더 많은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지만 구조대 파견 소식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등 서방은 쿠데로 미얀마 권력을 장악 중인 군정이 구호 물자 등을 제대로 배분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얀마 군정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민주 세력을 지지하는 서방의 백신 지원을 거부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울러 국제 구호 활동을 지휘해 온 국제개발처(USAID)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과 인력 감축이 지진 구호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중국은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국제 사회에서 고립된 미얀마 군정과 우호 관계를 맺고 있다. 미얀마·중국 접경지대 보이스 피싱 조직 소탕을 위해 북부 지대에서 활동하는 한족 반군을 활용하는 한편으로 미얀마 군정이 수세에 몰릴 때는 반군을 압박해 군정의 붕괴를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적극적인 지진 구호로 미얀마 내에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얀마 사회복지구호이주부 관계자는 지난 30일 네피도에서 중국 구조대의 신속한 지원이 양국의 우정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하며 “중국 구조대가 가장 먼저 친주에 도착했고, 더 많은 구조대가 만달레이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GCTN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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