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페어링’ 팟캐스트
화장터 앞에 선 70대 노인이 울분을 터뜨렸다. 노인은 다섯 형제의 맏형이었다. 셋째와 넷째, 막내는 먼저 세상을 떠났고, 마지막 남은 둘째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였다. 노인은 동생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병원에서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으려고 했지만 거부당했다. 의료법상 직계 가족인 자녀가 있는 상황에선 형제가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소식이 묘연한 동생의 자식들은 시신을 지자체에 넘긴다는 시신처리위임서만 보낸 채 연락이 끊겼다. 동생은 차가운 안치실에 한 달을 누워 있었다. 그렇게 노인은 변변한 빈소도 차려주지 못하고 ‘무연고 사망자’가 된 동생의 관이 화로에 들어가는 걸 지켜봐야 했다.
죽은 동생의 장례를 치러주고 싶었지만, 유일한 직계 가족인 자녀가 시신 인수를 거부해 동생을 무연고사로 떠나보낸 한 노인의 실제 사연입니다.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공영장례를 지도하는 김민석 나눔과나눔 사무국장이 책 『애도하는 게 일입니다』(지식의숲)에서 들려준 이야기인데요.
오늘 ‘뉴스 페어링’에선 장례를 치르지 못해 무연고로 세상을 떠난 사람들과 그들을 떠나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무연고사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가족과 연이 끊긴 채 혼자 집에서 쓸쓸하게 죽음을 맞는 고독사를 연상하기 쉬운데요. 김 사무국장은 “가족과 왕래가 있었어도 사망 뒤에 시신 인수를 거부당해 무연고 사망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가족의 죽음을 알고도 장례를 치러주지 못한 사람들은 어떤 사연을 안고 있었을까요. 비혼·비출산이 늘어나는 만큼 무연고 사망자도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급증하는 무연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대책은 무엇일까요. 자세한 내용은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확인하세요.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돈이 없어 죄송합니다” 기초수급자 형제의 시신위임서
📌연락 끊긴 자식들, 동생 시신 앞에서 형은 절규했다
📌“내 부동산 팔고 장례 치러달라” 한 노인의 부탁
📌무연고 사망자 장례식에 영정 사진이 없는 이유
📌1년에 5000명, 급증하는 무연고 사망자 줄이려면
무연고사는 고독사와 무엇이 다른가.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보면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자살, 병사 등으로 임종하는 것’을 뜻한다. 쉽게 말하면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의 죽음이다. 반면에 무연고 사망자는 장례를 치를 가족이 없는 사망자를 말한다.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아도 죽음 이후에 장례를 치를 가족이 없으면 무연고 사망자가 된다. 고독사한 사람이 무연고 사망자가 될 수는 있지만, 모든 무연고 사망자가 고독사한 건 아니라는 의미다. 교집합을 공유하는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무연고 사망자 중에는 혼자 사망한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는 건가.
약 70%는 병원, 요양병원 등 시설에서 사망한다. 나머지 30%가 비적정 주거지, 쪽방이나 여인숙 혹은 거리에서 사망하고 있다.
그럼 무연고 사망자는 평소에 왕래하던 가족이 아예 없는 사람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