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잘’하기보다 ‘덜’하고 싶다”···4050 여성들의 변화한 삶

2025-06-09

GS샵, 고객 연구조직 신설해 조사·분석

가사노동은 로봇청소기 등으로 해결

명절엔 나를 위한 휴식·선물이 대세

중년여성 바뀐 일상에 편성 상품도 변화

최근 4050 여성들은 살림을 잘하기보다 덜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노동은 여성 혼자 떠맡기보다 가족이 함께해야 하는 일로 생각하고 있으며, 명절도 가족 행사가 아닌 ‘나를 위한 휴가’라는 인식이 뚜렷해졌다. 주요 소비층인 중년여성들의 삶이 바뀌면서 홈쇼핑도 편성 상품 등에 변화를 주고 있다.

GS샵은 지난해 45~54세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쇼핑 행태 등 분석한 결과, 이들은 나이보다 젊게 살고 싶어하면서(Younger) 상품 가격과 기능을 비교해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Wiser) 특성을 갖고 있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GS샵 여성 고객 24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후 일부를 심층면접 및 관찰조사하며 명절 기간 행동, 카테고리별 쇼핑 행태 등을 분석한 것이다. GS샵이 지난해 신설한 ‘고객인사이트팀’이 진행한 조사로, 새로운 고객 확보를 위해서는 변화하는 고객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GS샵은 4050 여성들이 경제적 여유와 소비 결정권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가정의 소비 설계자이자 콘텐츠 소비 주체라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살림에 대한 태도였다. 이들 중 대부분은 식기세척기와 로봇청소기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음식물처리기·의류관리기·안마기 등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가사노동을 편리한 가전제품으로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GS샵에서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가전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한 품목은 로봇청소기(약 180억원)였다. 2019년만 해도 로봇청소기의 연간 주문액은 30억원에 불과했다. 음식물처리기도 인기다. 지난 4월 초 한 음식물처리기는 방송 시작 60여분 만에 전체 6500여대가 매진됐다. 주문액만 25억원에 달했다.

식탁 풍경도 바뀌었다. GS샵이 고객들의 3일간 삼시세끼 사진을 확인했는데, 여러 반찬을 내놓는 과거와 달리 메인요리 하나를 중심으로 식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홈쇼핑에서도 새우·주꾸미·소고기 등 조리 간편성을 강조한 ‘원물형 간편식’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김제인 GS샵 고객인사이트팀장은 “주방용품 판매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며 “밥·국그릇 중심의 식기류 세트보다 한 그릇 음식에 적합한 면기나 파스타볼 등 개인별로 요리를 담아먹을 수 있는 식기로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절 일상도 과거와 달라졌다. GS샵이 1 대 1 인터뷰를 진행한 8명 전원이 지난 추석에 가족모임이 있었으며 이 중 7명이 명절음식을 만들었다고 답했지만, 차례를 지낸 경우는 3명밖에 되지 않았다.

GS샵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차례상을 간소화하거나 생략하고 연휴를 가족 여행이나 개인 휴식 시간으로 보내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며 “소비자 조사에서 ‘어머님이 차례 생략하고 밥만 먹자고 하셨어요’ 등과 같은 내용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명절 연휴 고객을 공략하는 메시지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홈쇼핑 방송은 명절증후군이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소비를 강조했지만 최근에는 자신을 위한 선물이라는 의미의 ‘미코노미’(me+economy)로 접근하고 있다.

상품 편성도 바뀌고 있다. GS샵은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미용 기기와 패션·보석·다이어트 등 자신을 가꾸고 관리하는 상품을 방송 시간 기준으로 59% 편성했다. 2019년(42%)보다 17%포인트 늘어난 비중이다. 명절 주력 품목인 건강기능식품도 5년 전에는 홍삼·석류 등 선물용으로 적합한 진액 및 즙류를 방송했지만 지난해에는 글루타치온과 유산균 등 항산화에 도움을 주는 상품 위주로 편성했다.

김 팀장은 “홈쇼핑은 단지 물건을 파는 채널이 아니라 고객 삶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곳”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 삶과 내면적 변화까지 파악해 상품과 서비스를 제안하는 생활 파트너로 진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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