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좋아하는 우리 아빠 요즘 깜빡한다 했더니”… 혹시 ‘이 병’? [수민이가 화났어요]

2025-04-13

맥주 캔을 일주일에 8개 이상 마시면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의대 연구팀은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 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사망 당시 평균 나이 75세인 1781명의 뇌를 부검해 분석했다. 알코올 섭취량은 유족을 통해 조사했다.

음주량에 따라 이들을 4개 그룹으로 나눴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965명(A그룹) ▲일주일에 7잔 이하로 적당히 마신 319명(B그룹) ▲일주일에 8잔 이상으로 많이 마신 129명(C그룹) ▲과거 과음했던 386명(D그룹).

술은 순수 알코올 14g으로 정의했다. 와인 한 잔(148㎖)이나 맥주 작은 캔(355㎖) 하나 정도다.

그 결과, 일주일에 와인 8잔 혹은 맥주 8캔 이상을 마실 때 치매 전조 증상인 뇌 손상 위험이 2배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알츠하이머병 위험 요인인 타우 단백질 엉킴(tau tangles)과 유리세동맥경화증(hyaline arteriolosclerosis)이란 신경 퇴행 징후를 발견했다. 타우 엉킴은 뇌세포 간 연결을 방해하고, 유리세동맥경화증은 혈액이 뇌 특정 부위로 이동하기 어렵게 만들어 혈관성 치매를 유발한다.

연구를 이끈 알베르토 페르난도 올리베이라 후스토 박사는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건강 문제 및 사망 증가와 관련된 전 세계의 주요 건강 문제이다”며 “공중 보건 인식을 높이고 과음을 줄이기 위한 예방 조치를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술을 과하게 마시는 사람들은 알코올성 치매에 걸릴 위험도 높다. 특히 뇌 건강에 그렇다. 세계적인 신경과 전문의가 술을 딱 끊어야 할 명확한 나이를 지목했다.

미국의 신경과학자이자 신경과 의사인 리처드 레스탁(Richard Restak)은 65세 이후에는 완전한 금주자가 될 것을 권장했다.

그는 ‘기억에 대한 완벽한 안내: 정신을 강화하는 과학’(The Complete Guide to Memory: The Science of Strengthening Your Mind)과 ‘치매 예방법’(How To Prevent Dementia) 등의 저서에서 알코올을 신경 독소(neurotoxin)라고 표현했다.

그는 몇 주에 한 두 잔의 술만 마셔도 우리 뇌의 신경 세포에서 나이와 관련된 손상을 가속화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치매 인구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약 84만 명이었던 65세 이상 추정 치매 환자는 2022년 93만 5000명으로 11% 이상 증가했다. 치매 환자 수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 2040년 약 226만 명, 2050년 약 314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하여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질환을 말한다. 치매의 50~60%는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신경 퇴행성 치매이지만 과도한 음주에 따른 알코올성 치매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65세 미만 젊은 치매 환자 중 약 10%가 알코올성 치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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