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보고타', 희비 갈렸다…창고영화의 가능성과 과제 [D:영화 뷰]

2025-01-09

창고영화는 여러 이유로 개봉이 지연된 영화를 뜻한다. 빛을 보지 못하고 창고에 쌓여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들은 배급사의 내부 사정, 투자 철회, 사회적 논란, 팬데믹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 관객과 만날 기회를 얻지 못하다가, 흥행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일부 작품은 개봉을 추진한다. 하지만 흥행 가능성이 높아서 개봉을 결정했다고 하지만, 이것이 곧 성공한다는 말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소방관'과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은 5년 만에 빛을 본 창고영화로 주목받았지만, 전혀 다른 흥행 성적을 기록하며 창고영화의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드러냈다.

'소방관'은 개봉 32일 만에 350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 250만을 넘겼다. 제작비 96억 원으로 중소 영화로 비교적 손익분기점이 낮았던 점과 배급사 바이포엠의 주도로 이루어진 2030 세대를 겨냥한 디지털 중심의 바이럴 마케팅이 성공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관객 사이에서 '촌스럽다'는 평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를 타겟으로 한 접근 방식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유료 관객 1인 티켓 금액당 119원을 대한민국 소방관 장비 및 처우 개선을 위해 현금 기부를 하는 ‘119원 기부 챌린지’를 진행, 관객들에게 관람의 의미를 부여했다. 기부 금액은 2025년 개원 예정인 국립소방병원을 위해 후원 예정으로, 현재 기부액 4억원을 돌파했다.

반면, '보고타'는 개봉 첫 주말 이후 일일 관객 수가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흥행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개봉 2주차를 지나고 있는 현재 35만 관객에 머무르며 손익분기점 300만 돌파가 어려워졌다.

150억 원의 대규모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창고에 머물러 있던 탓에 신선도와 트렌드에서 밀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두 작품의 희비는 창고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개봉' 자체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새로운 마케팅 전략과 현대적 감각이 반드시 필요함을 보여준다. 팬데믹 이후 개봉이 연기된 창고영화들은 한때 '떨이' 취급을 받으며 관객의 외면을 받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소방관'의 경우 신선한 마케팅과 콘텐츠 재해석, 철저한 준비를 통해 다시 관객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을 열었다.

현재 2022년 크랭크업 한 '말할 수 없는 비밀'과 2021년 촬영을 마친 후 제목을 '야행'에서 '브로큰'으로 변경한 창고영화 두 편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 작품들 역시 단순히 묵힌 작품을 개봉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 메시지와 트렌드를 반영해 대중의 관심을 새롭게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소방관'과 '보고타'의 사례로 창고영화의 흥행 여부가 영화의 퀄리티뿐 아니라 배급 전략, 마케팅, 그리고 시대성과 얼마나 잘 맞아떨어지느냐가 중요해졌다. 두 작품 역시 현재의 관객과의 접점을 찾아 창고영화가 '묵힌 영화'가 아닌 '빛을 기다린 작품'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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