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Y] 화요일까지 당겼다…○○ 특수 노리는 개봉 전략

2025-01-09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한국 영화 개봉일이 수요일에서 화요일까지 당겨졌다. 명절과 휴일 특수를 노린 전략적 판단이지만 일각에서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화요 개봉의 포문을 연 건 '하얼빈'이었다. '하얼빈'은 애초 지난해 12월 25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하루 앞당겨 12월 24일 개봉했다.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특수를 노리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크리스마스는 1년 중 가장 많은 관객이 찾는 날이다. 하루 전날인 이브 역시 커플 단위와 가족 단위 관객이 극장을 많이 찾는다. '하얼빈'의 전략은 주효해 개봉일 38만 명의 관객을 모았고, 이틀 차인 크리스마스 날 84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크리스마스 기록은 '아바타:물의 길'(77만 2,960명)의 스코어를 제친 기록으로, 팬데믹 이후 크리스마스 당일 최고 관객 수를 기록했다.

'하얼빈'은 첫 주(12월 24일~29일)에만 238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 17일 차인 현재 관객 수(382만 명)의 약 60%를 개봉 첫 주에 모은 셈이다.

'보고타' 역시 지난해 12월 31일에 개봉해 화요일에 관객과 만났다. 개봉 다음 날이 양력설인 1월 1일이라는 점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보고타'는 화요 개봉의 재미를 보지 못했다. 첫날 9만 명을 동원해 '하얼빈'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했고, 둘째 날인 설날에도 9만 명대에 그치며 명절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연휴가 끝난 2일에는 관객 수가 2만 명대까지 떨어지며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고, 2주 차 월요일인 6일에는 1만 명대까지 떨어지며 부진 중이다.

오는 1월 28일 개봉하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음력설 연휴를 겨냥해 화요 개봉을 선택했다. 연휴 첫날인 28일 개봉해 3일간의 연휴 그리고 주말까지 기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시기에는 한국 영화 경쟁작도 없다시피 해 작품의 경쟁력만 있다면 특수를 기대해 볼만하다.

한국 영화의 개봉일은 1990년대 토요일로 시작해 2000년대 금요일과 목요일, 현재는 수요일로 고정되다시피 했다. 화요일 개봉이 관례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세 영화 모두 연휴와 공휴일을 겨냥한 한시적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선점 효과를 위한 전략이지만 수요 개봉이 사실상 고정인 상황에서 개봉일을 당긴다면 작은 영화들이 설자리를 잃는 피해를 볼 수도 있다.

반면 무조건 개봉일을 당기는 게 전략적으로 좋은 결과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연휴나 공휴일이 길다는 전제하에 개봉일을 당기는 건 괜찮은 전략이다. 그러나 단 하루의 공휴일을 겨냥하기 위해 화요 개봉을 선택했다가 영화의 입소문이 안 날 경우 조기 퇴장하는 아픔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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